대구퀴어문화축제, 집회 제한 통고…올해도 1개 차로만 허용

이유경 기자 2025. 9. 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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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시민 불편 최소화” 이유로 차로 제한
주최 측 “헌법상 집회의 자유 침해” 반발
반대 단체도 집회 금지 가처분·맞불 집회 준비
▲ 지난해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 모습. 경북일보DB
▲ 지난해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 모습. 경북일보DB

대구퀴어문화축제를 둘러싼 갈등이 올해도 되풀이되고 있다. 경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도로 이용을 제한하면서 주최 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반대 단체들은 맞불 집회를 예고하는 등 사회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대구중부경찰서는 전날 축제 주최 측인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에 집회 제한 통고를 내렸다고 9일 밝혔다. 대중교통전용지구 왕복 2개 차로 중 1개 차로와 인도 일부만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경찰 관계자는 "오전 9시부터 전 차로를 모두 차단하면 시민 불편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시민 통행권과 집회의 자유 확보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구 도심 한복판에서 열리는 집회 특성상 교통 혼잡과 상권 침해 우려가 반복 제기돼왔다. 주말 오후 도심을 찾는 시민과 상인들이 행사 때마다 불편을 호소해온 점이 경찰의 제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경찰의 제한 통고에 따라 조직위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집회 장소 변경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조직위는 경찰의 제한 통고 처분에 반발해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결국 지난해 축제는 장소를 반월당네거리 인근으로 옮겨 진행됐다. 올해 역시 같은 법적 공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조직위 관계자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가 반복적으로 침해당하고 있다"며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면서도 행사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내겠다"고 전했다.

한편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와 동성로상인회는 지난 5일 법원에 집회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들은 축제 당일 반월당역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한 동성로 상인은 "행사가 열릴 때마다 매출이 급감한다"며 "상권 생존권이 위협받는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들의 문화적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확인하는 장이지만, 교통 혼잡과 지역 사회의 반발이라는 현실적 문제와 맞물려 매년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역사회가 공존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갈등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시민권·상권·집회의 권리를 균형 있게 고려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