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절대 다수’ 충북도의회, 오송참사 추모비 건립 제동

이삭 기자 2025. 9. 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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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 2주기인 지난 7월15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충북도청에서 열린 추모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묵념하고 있다. 이삭 기자.

충북도의회가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추모 조형물 설치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충북도의회 의원 대부분은 국민의힘 소속이다.

오송참사유가족·생존자협의회는 9일 성명을 내고 “충북도의회는 희생자 추모조형물 설치 예산을 즉각 복원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유가족들이 반발하고 나선 이유는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건소위)가 지난 8일 충북도의 ‘궁평2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추모 조형물 설치’에 투입될 예정이었던 예산 5000만 원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충북도의회 도의원 35명 중 국민의힘은 26명에 달한다. 상임위인 건소위 소속 도의원 7명 중 5명도 국민의힘 소속이다.

건소위 위원들은 추모 조형물 설치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하지만 장소·형태 등과 관련해서는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이태훈 위원장은 “공청회 등을 거쳐 유가족과 도민 의견 수렴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단순한 조형물을 넘어 교육적, 상징적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사회적 합의를 거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국가적 재난이었음에도 도민의견 수렴 등을 이유로 사실상 조형물 설치를 막아서고 있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참사의 고통을 외면하고 유가족의 뜻을 짓밟은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형물 설치 계획은 충북도가 유가족과 협의해 합의한 사안”이라며 “오송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는 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이어 “건소위의 ‘공론화 부족’ 발언은 유가족과 소통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의회의 무능과 무관심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오는 도청에 설치하는 것에 대한 적절성을 따지는 발언을 보면서 추모조형물을 혐오시설로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유가족들은 충북도의 미온적 태도도 지적하고 나섰다. 이들은 “충북도는 유가족과 협의가 이뤄진 사안이라는 점을 의회에 적극 설명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마치 예산이 삭감되기를 바라는 것처럼 자리만 지키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예산안은 오는 11일 열리는 예산결산위원회 최종 심사를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 2023년 7월 15일 오전 8시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하천수로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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