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 양세종 "임수정과 밀실 장면? 안타까운 감정이 먼저였죠"[인터뷰]

신영선 기자 2025. 9. 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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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파인: 촌뜨기들’서 오희동 역
"7kg 증량? 저인지 못알아봤다는 반응에 너무 신났어요"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양세종은 "저인지 몰랐다는 반응이 기분 좋게 다가왔다"고 했다.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파인: 촌뜨기들'에서 그는 거칠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오희동을 맡아 톤을 완전히 바꿨고, 원작의 색을 좇기보다 늑대처럼 충동에 반응하는 인물을 자기 방식으로 재구성했다. 대역 없이 잠수 신을 강행한 녹록지 않은 촬영은 데뷔 9년 차에 들어선 연기의 스펙트럼을 더욱 확장시켰고 선배들과의 합이 그 변화를 단단히 지탱했다.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난 그는 "언제까지 배우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나의 다양한 면들을 표현하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며 폭넓은 연기 변주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다.

"대본이 왔을 때 쭉 읽고 심장이 뛰었어요. 바로 다음 날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작품 자체가 재미있더라고요. 희동이 가진 거칠고 날 것 같은 캐릭터가 좋게 다가왔죠. 작품 찍기 전에는 감독님은 저를 미소년 이미지로 알고 계셨는데 그런 것과 상반된 부분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는 맡은 캐릭터의 거칠고 투박한 결을 살리기 위해 외형적인 변화부터 시도했다. 희동이라는 인물이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고민하며, 원작의 그림자를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해석을 우선했다.

"희동은 어르신에게 반말하고 욕도 시원하게 하는 캐릭터예요. 멜로 찍을 때보다는 6~7키로 증량했는데 제가 생각하는 희동은 그런 모습으로 보여도 좋겠다 싶었거든요. 원작은 보다가 접었는데 보다 보니 제가 원작의 연기를 따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어요. 내가 생각하는 희동의 모습을 그려보자 싶었죠. 희동은 동물로 따지면 늑대 같은 느낌이었어요. 충동이 일어나면 바로 행동으로 실천하려고 하거든요. 현실에서는 대부분 눈치도 보고 상황에 따라 인내하고 충동대로 살지 않잖아요. 이번 작품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좋게 다가왔죠."

철저한 준비를 거친 외면에 더해 내면의 결은 현장에서 더 선명해졌다. 선악의 이분법을 택하기보다는 순간순간의 감정 변화를 어떻게 끌어낼지에 대한 깊은 고민 끝에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해 냈다. 특히 매 순간 배우의 연기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대본까지 수정하는 강윤성 감독의 집요함은 양세종에게 큰 자극이 됐다.

"저는 희동이 선한 사람이라고 해석하지 않았어요. 대본의 서사를 따라가다 보니 내적인 부분들도 자연스럽게 흘러갔던 것 같아요. 희동은 사람은 죽이지 말자는 신념 정도이지 완전한 선인이라고 말하긴 힘들어요. 인물로서 탄력을 받는 순간이 온다고 생각해요. 말로 풀어내긴 힘들지만 그런 느낌이 와요. 그런 과정에서 감독님이 배우들의 어떤 미묘한 감정이나 리얼함을 목격하면 촬영 끝난 뒤 새벽에도 대본을 수정하셨어요. 그걸 매일 하세요. 배우들이 그 대본을 바로 받고 연기를 해요. 대본이 추가되거나 대사가 바뀔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리얼하게 가다 보니 자연스러운 연기가 된 것 같아요. 그런 변환점들이 자연스럽게 푹 빠져서 할 수밖에 없었어요. 감독님의 힘이 컸죠."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주로 호흡했던 류승룡과의 연기 시너지에 대해서는 인간적인 교류부터 꺼냈다. 또 선배들과의 작업에서 얻은 귀한 경험과 인연들을 언급했다.

"류승룡 선배는 자주 연락을 해서 '공연 보러 가자', '밥 먹자' 해주셨어요. 너무 따뜻하신 분이시죠. 유머러스하신데 진중할 땐 또 진중해요. 현장에서는 전체를 다 보세요. 촬영 끝나고 제주도 올레길도 갔어요. 처음 가봤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같이 자고 사우나도 갔어요. 작품에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이 많이 나오는데 저도 시간이 흘러서 저 나이대가 되면 연륜, 경력이 쌓여서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연기를 하면서 행복했어요. 작품이 아니면 이 분들을 뵐 수가 없잖아요. 다른 작품에서 이렇게 다 같이 만날 수가 없으니까 연기를 하면서도 귀한 시간이었죠. 행복한 기억으로 남은 것 같아요. 특히 기준이 형 연기에 감탄했어요. 또 류승룡 선배가 연기한 관석은 전체 흐름을 흐트러짐 없이 개연성있게 끌고 가잖아요. 그게 어려운 거거든요. 요즘 가끔 생각이 나는데 극 중 관식이 트럭에서 '희동아' 부르며 쳐다볼 때 그 눈을 잊을 수가 없어요."

양세종은 극 중 임수정, 김민과 삼각관계로 달고 짠 양념 같은 멜로 연기를 선보였다. 선자 역의 김민을 사랑하는 한편 정숙 역의 임수정과는 감정 없는 관계를 가지며 '일편단심' 나쁜 남자 연기를 펼쳤다. 그는 정숙과의 밀실 신에 대해  "분위기가 좋았어요.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홍콩영화를 보는 것 같았어요. 희동으로서는 긴장했죠. 정숙을 사랑하는 감정은 아니지만 신을 찍을 당시에는 진심이었던 것 같아요. 이후에도 정숙을 도와주고 싶지만 상황이 안 되고 정숙을 바라보는 이후에는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던 것 같아요"라고 회상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삶의 가치관을 묻는 질문에는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기쁨과 고민을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 힘들 때 기대는 조언자 역시 가까운 지인들이라며, 연기 역시 그 관계성 안에서 힘을 얻는다고 했다.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아직 보여드릴 면이 남아있는 것 같아요. 배우는 선택받아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제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제 연기 인생에서 더 보여드릴 것이 있다면 멜로도 했다가 장르물도 하고, 사이코패스를 한다거나 연쇄 살인범을 한다던가 그런 면들도 보여드리고 싶어요. 더 다양한 역할들을 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저는 페이지를 넘기다 앞으로 오는 게 아닌 나도 모르게 페이지가 넘어가는 작품들에 심장이 뛰어요."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eyore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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