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뉴스] 투자했더니 죄수처럼 끌려가…특별비자 가능할까?
[앵커]
우리 기업들이 미국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현장에서 300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체포됐습니다.
이번 일의 배경과 해결책, 박대기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이번 단속은 어떤 목적으로 시작한 건가요?
[기자]
미국 조지아주의 한 정치인이 자신이 미국 당국에 제보한 거라고 밝혔습니다.
토리 브래넘이라는 여성인데요.
연합뉴스 등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보면, 불법 이주 노동자들은 노예 상태에 놓여있고, 이번에 배터리공장에서 단속된 노동자들의 가족도 노예 상태에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체포된 대기업 직원은 물론 한국인 하청업체 직원들도 전문가들이신데 노예라니, 이해하기 힘듭니다.
역풍도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떠나면 어떻게 하냐?' 면서 악플이 달리고 있다고 브래넘이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앵커]
이 제보 때문에 단속을 한 것인지는 분명하지는 않죠?
[기자]
그렇습니다.
브래넘이 정치인이지만, 연방하원의원 후보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식으로 말하면 극우 정치 지망생일 뿐입니다.
현지에서는 아마도 공사 과정에서 일감이 없어 불만을 가진 현지 노조의 제보도 있었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브래넘도 마찬가지지만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 가운데는 불법 이민자가 일자리를 뺏는다고 믿는 분들이 많습니다.
당국은 단속 실적을 과시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앵커]
하지만 실제로 공장이 완성되면 지역민들이 취업하게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대차와 LG엔솔이 10조 원 이상을 투자한 공장인데요.
완공되면 미국인 8천5백 명이 일자리를 가지게 될 예정입니다.
다만 공사단계에서 설비 설치 등의 업무는 전문 지식이 있는 한국 인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입니다.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준비 단계에서 이런 일이 터지니 일각에서는 너무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앵커]
하지만 우리 기업들도 비자에 대해서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주로 문제가 된 건 ESTA라는 비자 면제프로그램과 상용비자인 B-1 비자입니다.
ESTA는 짧은 기간 관광이나 방문을 위한 비자 면제이기 때문에 더 문제 소지가 있습니다만 B-1은 사실 비자 자체에 애매한 점이 있습니다.
장비 설치나 교육 등은 해석하기에 따라서 가능할 수도 있는 비자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체포는 됐지만 정식 재판으로 가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보다 철저하게 준비해서 문제가 없는 비자를 발급받았어야 하는 일 아닌가요?
[기자]
전문가용인 H-1B 비자나 주재원용인 L-1 비자를 발급받았다면 애초에 문제가 안 됐을 것입니다.
다만 H-1B비자는 추첨으로 배정이 되는데 받기가 힘듭니다.
취득률이 10% 정도밖에 안 되고 미국 빅테크 기업에 우선 배정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주재원용 L-1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현지 법인을 세워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이번처럼 단기 출장이나 하청업체들은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규정에 모호함이 있는 B-1 비자를 활용했던 것이었고, 사실 예전부터 큰 우려가 있었는데요.
결국 사건이 터진 것입니다.
[앵커]
미국에 공장을 지어주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인데 비자 문제를 미국 정부에서 해결해 줘야 하는 게 아닌가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시간으로 어제 아침에 그렇게 말했습니다.
미국에는 배터리 산업이나 조선산업처럼 더 이상 없는 산업이 많다.
전문가들이 와서 머물게 해서 미국인들에게 해당 산업에서 일하는 방법을 가르치도록 하자고 한 것인데요.
이 말 대로라면 특별한 조치로 배터리공장과 같은 곳에서 전문가 한시 비자를 긍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미 2012년부터 한국인을 위한 특별비자, E-4를 도입하는 방안이 미국 의회에서 추진됐었습니다.
'한국인 동반자 법'이라는 이름의 법률인데요.
다만 이민을 제한하자는 기류와 함께 최근에는 동력이 약한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던 만큼 정부도 힘을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우리만 특별 비자를 가지겠다, 이게 가능할까요?
[기자]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들은 그런 비자를 가진 경우가 상당수 있습니다.
캐나다와 멕시코에서는 특정 학위를 소유하면 취업 비자가 나오고요.
싱가포르는 연간 5천4백 명, 칠레도 연간 1,400명 정도 전문가 비자 B-1B의 쿼터를 받습니다.
호주도 E-3비자라는 특수 비자로 연간 만 500명이 미국에 취업하는데요.
과거 발의가 된 것도 호주와 비슷한 특수 비자 E-4 비자로 연간 만 5천 명에게 비자를 주는 것으로 입안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우선 체포된 한국인들을 무사히 귀환시켜야 하고 이런 비자 협상에도 최선을 다해야 겠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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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기 기자 (wait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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