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모를 부모 있나, 내 그림 아냐” 천경자 딸, ‘진품’ 판정 소송 패소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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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천경자(1924∼2015) 화백 '미인도'의 위작 여부를 둘러싸고, 검찰이 진품이라고 판단한 데 반발한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국가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천 화백의 자녀 김정희(71)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가 국가를 상대로 1억원 배상을 청구한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지난 4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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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위작 논란 천경자 ‘미인도’…검찰 “진품”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9/dt/20250909115749006yizj.png)
고(故) 천경자(1924∼2015) 화백 ‘미인도’의 위작 여부를 둘러싸고, 검찰이 진품이라고 판단한 데 반발한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국가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천 화백의 자녀 김정희(71)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가 국가를 상대로 1억원 배상을 청구한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패소 판결을 지난 4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형사 사건을 제외한 소송에서 2심 판결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잘못이 없다고 보고 본격적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것이다.
국가배상은 국가배상법에 따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미인도 진위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1991년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1977년 작품으로 알려진 미인도는 본래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이 소장하고 있었으나 10·26 사태로 김 전 부장의 재산이 압수되면서 정부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이후 1980년 5월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로 들어가게 됐다.
미인도는 국립현대미술관이 1991년 3월 기획한 순회전 ‘움직이는 미술관’에 전시작으로 포함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그러나 천 화백은 “자기 자식인지 아닌지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나. 나는 결코 그 그림을 그린 적이 없다”며 자기 작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에 국립현대미술관은 이 작품이 진품이 맞는다고 맞섰고 전문가들도 진품이라고 판단하자, 천 화백은 절필을 선언하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천 화백의 별세를 계기로 천 화백의 유족 측은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 등 6명이 미인도가 진품이 아닌데도 진품이라고 주장해 고인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고소·고발했다.
2016년 서울중앙지검은 8개월여의 조사 끝에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전문가 안목 감정, 미술계 자문 등을 종합해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검찰은 X선·원적외선·컴퓨터 영상분석·DNA 분석 등 과학감정 기법을 총동원한 결과 천 화백 특유의 작품 제작 방법이 미인도에 그대로 구현됐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김 교수는 2017년 미인도가 위작임을 입증하는 근거를 정리한 책 ‘천경자 코드’를 출간해 “천 화백의 다른 작품에 있는 코드가 없으므로 명백한 위작”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2019년 “검찰이 감정위원을 회유하고 미인도가 진품이라고 허위 사실을 유포해 천 화백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국가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2023년 7월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수사기관이 성실의무를 위반했다거나 객관적 정당성을 잃는 등 불법행위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지난 4월 2심 역시 “검찰 수사 과정에 다소 미흡한 과정이 있었다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수사가 위법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2심은 검찰의 수사 과정과 그 결론의 위법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수사 결과 발표 역시 위법하다고 볼 순 없다고 봤다.
유족 측이 재차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이 심리불속행 기각하면서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다만, 법원이 ‘미인도’의 진위에 대해 진품 또는 위작으로 보인다는 판단을 한 것은 아니다.
김 교수는 국가배상 소송 과정에서 검찰이 감정위원으로부터 받은 감정서에 대해 문서송부촉탁을 신청했는데, 검찰이 이를 거부하자 김 교수는 지난해 5월 행정소송을 냈다.
이 사건에선 검찰이 수사 기록을 공개해야 한다며 김 교수의 손을 들어준 법원 판결이 지난달 확정됐다.
박양수 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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