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 새 원인 밝혀냈다
AI로 뇌 구조·유전적 현상 분석
자폐 조기 진단 확대 활용 기대

한·일 연구진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발생하는 새로운 원인을 규명했다. 뇌 속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핵심 부위 간 소통이 지나치게 활성화된 것이 문제였다는 점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밝혀낸 것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조기 진단에 기여할 연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민영 한국뇌연구원 선임연구원과 고사카 히로타카 일본 후쿠이의대 교수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그동안 학계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원인을 발견했다고 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트랜슬레이셔널 사이키어트리’에 실렸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핵심 특징은 ‘사회성 부족’이다. 타인의 표정이나 몸짓 같은 비언어적 신호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대화에서 상대의 감정을 읽는 능력이 부족하다.
최근 학계에서는 인간 몸속의 감각 정보 처리 기능에 이상이 생겨 이 같은 행동 문제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관점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는 인체 내 메커니즘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연구진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군(34명)과 대조군(72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감각과 연관된 행동, 뇌 구조·기능 영상, 후성유전학적 현상(유전자 발현이 환경적 요인 때문에 변하는 일)을 AI로 통합·분석했다.
그 결과, 감각 정보를 처리하는 뇌 속 허브 조직인 ‘시상’과 ‘대뇌 피질’ 사이 연결성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군에서는 지나치게 예민하다는 점을 발견했다. 외부 감각 정보를 받아들여 전달하는 과정이 과도하게 활성화돼 행동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또 기존 과학계 인식과는 달리 뇌 속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옥시토신 유전자’보다 ‘바소프레신 수용체 유전자’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일으키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규명했다. 그동안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연구에서는 옥시토신 유전자가 사회성과 연관된 열쇠로 여겨졌지만, 이번 발견으로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연구진은 뇌 영상과 유전체 데이터를 통합한 자료를 AI로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여부를 최대한 이른 시점에 확인해 적절한 교육을 시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선임연구원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정확한 조기 진단은 아동의 언어 능력과 사회성 등 여러 영역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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