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직원 700명 출근길 ‘검은 옷’ 시위...“조직 개편 절대 수용 불가”

금융감독원 직원 700여 명이 금감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 분리, 금감원·금소원 공공기관 지정 등이 포함된 정부 조직 개편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조직 개편 당사자인 금감원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은 방안이라며,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냈다.
9일 오전 8시쯤 서울 여의도 금감원 1층 로비에 상·하의를 검은색으로 맞춰 입은 직원 700여 명이 자리했다. 이들은 ‘공공기관 지정 철회하라’ ‘금소원 분리 철회하라’ 등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전날 금감원 노동조합이 정부 조직 개편안에 반대하기 위한 시위를 열겠다며 참석자를 모았는데, 금감원 전체 직원 가운데 3분의 1에 달하는 인원이 모인 것이다. 시위에 참석한 금감원 직원들은 금감원과 금소원을 분리할 경우 업무 혼선과 중복이 발생할 게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또 금감원과 금소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경우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이 훼손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이세훈 수석부원장 등 현 임원진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윤태완 노조 부위원장은 “이세훈 수석부원장이 금소원 분리 이후 파견 형식으로 인적 교류를 추진한다고 하는데, 1년 공부하고 오는 게 인적 교류냐”라고 비판했다. 한 조사역도 자유 발언을 통해 “원장님께서 외부 은행·보험사·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날 때처럼 내부 목소리도 한번만 들어 달라”고 했다.

이날 이찬진 원장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시위하는 직원들을 지나쳐 출근했다. 그는 전날 금감원 전 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이번 조직 개편 결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금감원-금소원 간 인사 교류, 직원 처우 개선 등을 통해 여러분들의 걱정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노조위원장 대행직을 맡고 있는 정보섭 부위원장은 “어제 원장께 정식 공문을 통해 면담을 요청했고, 원장 나름대로 계획이 있을 걸로 생각한다”고 했다. 금감원 노조와 직원들은 이날 오후 이 원장이 주재한 ‘금융 소비자 보호 전 금융권 간담회’에서도 피켓 시위를 벌이는 등 시위를 지속하는 한편, 향후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총파업 등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금융계에서는 “금융사 대상으로 갑질을 일삼던 금감원이 조직을 보호하겠다는 이기주의 차원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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