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노상 방뇨에 쓰레기 투기까지…택시 불법 ‘성지’ 된 제주 공원

김찬우 기자 2025. 9. 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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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행인·차량 아랑곳 않고 노상 방뇨, 근처만 가도 ‘지린내’
해태동산 인근 서부공원, 일부 택시 기사 몰상식 행위에 몸살
제주시 신제주입구교차로(해태동산) 인근 서부공원에서 노상방뇨 중인 택시 기사. 이곳에서는 일부 택시 기사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용변을 해결하는 등 몰상식 행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제주의소리

가까이 갈 것도 없이 멀리서부터 냄새가 풍겨오더니 진입로 입구에 다다르자 심한 지린내가 풍겨왔다. 불쾌하다 못해 역겹기까지 한 냄새와 함께 주변으로 각종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푸른 하늘, 맑은 물, 신선한 공기와 같이 '청정' 제주를 기대하고 공항에 첫발을 내디딘 관광객들이 많이 지나쳐가는 신제주입구교차로(해태동산) 인근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취재기자가 8일 제주시 연동 해태동산 일대 택시 기사들의 몰상식 행위가 극에 달한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둘러본 뒤 잠복해 본 결과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추론할 수 있었다. 

해당 장소는 2023년 '기후대응도시숲' 조성 사업으로 산림청 국비지원을 받아 제주시가 조성한 곳이다. 그러나 불과 2년이 지나기도 전에 도시숲은 각종 오염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현장을 지켜본 결과, 약 20분 동안 여러 대의 택시가 세워졌고 차에서 내린 기사들은 담배를 한 대 꼬나물거나 바지춤을 부여잡고 자연스럽게 숲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후 가만히 멈춰 자세를 잡은 이들은 고개를 떨구고 볼일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닌 듯 크게 주변을 의식하지 않는 행동은 너무도 자연스러웠다. 
사진 왼쪽 불법 주정차 단속 중이라는 팻말이 무색하게 안전지대 내 차를 세운 뒤 용변을 해결하기 위해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고 있는 택시 기사.ⓒ제주의소리
각종 쓰레기가 버려진 모습. ⓒ제주의소리

이들이 차를 세운 곳은 안전지대로 도로교통법에 따라 주정차가 엄격히 금지된 구역이다. 그런데 이들은 당연하다는 듯 차를 세운 뒤 행동을 취함에 거침이 없었다. 

여러 대의 택시가 세워진 그곳을 직접 가보니 상황은 더 가관이었다. 공원 입구에 다다르기 전부터 악취가 스멀스멀 다가왔고 도착해서는 코를 찌르는 듯한 지린내가 풍겨왔다.

하루 이틀로 만들어질 수 없는 냄새에 이어 담배꽁초와 담뱃갑, 플라스틱 음료병, 커피캔, 일회용컵 등 다양한 쓰레기가 쌓여 있었다. 가장 많이 보인 건 캔커피와 일회용컵이었다. 

문제는 제주관광 이미지 추락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이날도 해당 장소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장면이 목격됐다. 렌터카들도 수없이 지나갔다. 

이곳뿐만 아니라 공원 곳곳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고 산책로는 수풀로 뒤덮이는 등 전체적으로 관리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국비를 지원받아 숲을 조성한 의미가 퇴색된 상태다.
정차 중인 택시. ⓒ제주의소리
현장에 버려진 각종 쓰레기들. ⓒ제주의소리

이 밖에도 일부 택시기사들의 몰상식 행위는 삼도2동 무근성 일대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정 장소에서 쓰레기를 투기하고 노상 방뇨하는 등 불법 행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 

주민들이 항의하자 제주개인택시조합은 "택시 운수종사자 준수사항 위반행위 및 불편 민원 등으로 인한 과태료 부과, 운행정지 등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현장을 확인한 뒤 문제 해결 조치에 나서겠다. 또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경고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차를 세운 뒤 흡연 중인 택시 기사. ⓒ제주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