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 한국인 출국 절차 시작...재입국 불이익 우려 해소될까

미국 조지아주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에 닷새째 구금 중인 한국인들의 귀국 준비가 시작됐다. 당국자는 “잘 진행되고 있다”며 “자진출국은 이민법상 불이익이 없다”고 밝혔다.
“전세기 운항 위한 실무 준비 중”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 등 외교부 현장대책반 관계자들은 8일(현지시각) 오전과 오후 세차례 포크스턴 구금시설을 찾아 한국인 노동자들의 귀국을 위한 실무 준비를 진행했다. 조 총영사는 오후 방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안에 계신 분들 다 뵙고 전세기 운항에 필요한 실무적인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협조를 잘 받아서 여러가지 기술적 문제를 잘 해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금자 전원을 대상으로 단체 면담을 했고, 이 자리에서 자진출국 형식에 관해 설명한 뒤 개별 동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등록번호(A-Number·Alien Registration Number) 부여 절차도 이날 중 완료될 예정이라고 조 총영사는 설명했다. 외국인번호는 추방 절차 대상자 등에게 부여하는 것인데 이민 당국의 기록 관리에 필요한 것이어서 출국 전 완료돼야 한다. 조 총영사는 목표로 했던 오는 10일 전세기에 이들을 태워 한국으로 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 “날짜는 제가 말할 사안이 아니고, 서울에서 발표나는 걸 봐달라”고 말했다.

자진출국, 법률상 불이익 없다지만
구금자 대부분은 자진출국을 택해 한국행 전세기에 탑승할 것으로 보인다. 조 총영사는 “다 한국에 가는 것을 좋아하신다, 바라신다”라고 답했다. 잔류 희망자 여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자진출국을 택해도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조 총영사는 “자진출국은 이미 미국에 있는 제도다. 입국 제한 같은(불이익이) 없다”고 답했다.
미국 이민국적법에 따르면 재판을 거치지 않고 이민세관단속국 요원 등에 의해 신속추방(Expedited Removal) 절차로 추방될 경우 5년간 입국이 금지된다. 이민판사의 추방명령(Removal Order) 을 받아 출국할 경우 10년간 입국이 금지된다. 2회 이상 추방되면 20년, 특정 중범죄 등으로 추방되면 영구 입국금지된다.
반면 이민재판소 또는 미 국토안보부 허가를 받아 스스로 출국할 경우 추방기록이 남지 않아 입국금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해당법이 ‘불법체류 기간’에 따라 정한 입국금지 규정이 적용될 수 있다. 이 조항은 ‘180일 초과 ~ 1년 미만 불법체류 뒤 출국’의 경우 3년 입국금지, ‘1년 이상 불법체류 뒤 출국’의 경우 10년 입국을 금지한다. 이 조항은 자진출국이든 강제추방이든 동일하게 적용된다. 어느 쪽이든 더 긴 입국금지 기한이 적용된다.
한국 노동자들이 전자여행허가(이스타·ESTA), 비(B)-1비자 등이 허용한 체류기한인 3개월, 6개월을 각각 어기지 않았다면, 자진출국해도 미국법에 따른 명시적인 불이익은 없다는 뜻이다.
다만 주한미국대사관에서 향후 비자 심사 시 불이익을 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 부분은 양국 간 협의가 필요하다. 이민법 전문 박동규 변호사는 이날 한겨레와 통화에서 “비-1 비자 소지자의 경우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비자 인터뷰를 했을 것인데 그때 ‘조지아에서 이런 일 할 거다’라고 밝혔다면 가장 구제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미국 현지법인에서 월급을 받았다면 불법취업이라 가장 심각하다. 이런 경우는 구제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밤늦게 워싱턴 디시(D.C.)에 도착하는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르면 9일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직무대행과 만나 구금자들의 재입국 제한 등 불이익 배제에 대한 확답을 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민국 “공장은 되고, 현장은 안된다”
면회가 금지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구금된 회사 관계자들은 시설 주변을 서성였다. 한겨레 등과 만난 ㄱ씨는 직원 7명이 구금됐다. 그는 이민세관단속국이 ‘공장’과 ‘현장’을 기준으로 합법 불법을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1으로 공장 출입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장은 안 된다. 이스타는 공장도 안된다’고 했다”며 “공장에는 사무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현장에 가면 일을 하니까 안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직원들은 다른 사람들 감독도 하고 장비를 세팅하러 갔다. 경계가 굉장히 모호하다”며 “자진출국해도 5년간 못 들어온다고 들었다. 전문성 있는 인력 7명을 대체한다는 게 어렵다. 나도 이(E)-2 비자를 받았지만 몇달이 걸렸다. 받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다른 협력업체 관계자 ㄴ씨도 “프로그래머, 기계 엔지니어 등 장비 업체 사람들이 모두 잡혀갔다. 매우 전문직인 데다가 어떤 공정은 전체가 다 잡혀가서 (그들을 완전히 대체하기 전까지는) 공장을 돌리기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본인 2명, 중국인 8명도 함께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ㄴ씨는 “중국 회사도 있는데, 그 회사 소속 한국인들이 한국 영사에게 중국인 구제도 요청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며 “일본인들은 어제 영사가 왔다 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조지아주의 경우 노동조합 힘이 세지 않아 기업들이 비교적 자유롭게 외국인을 고용하다가 탈이 났다는 말도 나온다. ㄴ씨는 “오하이오 주는 노조가 세다. 외국인을 쓰려면 ‘이 공정은 미국인이 못한다’고 협상한 뒤에야 비노조원(인 외국인을) 쓸 수 있다. 그래서 완전히 합법적이어야 했다. 조지아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엘지 관련 노동자들만 대거 구금된 것과 관련해 ㄱ씨는 “건설은 거의 마무리 단계고 지금은 장비 세팅만 남았다. 건설 쪽은 대부분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포크스턴(미국 조지아주)/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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