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증가율 6.9% 아쉽다…감액·미반영 농식품부 예산 국회서 챙겨야”
지출 구조조정 규모 1조3000억
1000억원 이상 조정 3건 달해
기본형공익직불 1800억원 줄어
가뭄대비 관련 예산 확보 필요
생산비 지원 2년 연속 반영 안돼


사상 처음 20조원대로 편성된 내년도 농업예산안을 농업계도 반기는 분위기다. 여기엔 ‘농촌기본소득’ ‘직장인 든든한 한끼’ 등 주목할 만한 신규 사업도 포함됐다. 다만 내년도 농업예산 증가율(6.9%)이 전체 국가예산 증가율(8.1%)에 못 미치는 점은 아쉽다는 평과 함께 지출 구조조정 차원에서 감액·미반영된 예산은 국회가 심사단계에서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최근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23조2000억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예산안을 편성하는 61개 국가기관 중 국방부 등을 제외한 56개 기관의 자료를 나라살림연구소가 취합한 것으로, 지출 구조조정이란 핵심사업을 위해 기존 사업 예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삭감하는 것을 뜻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지출 구조조정 규모는 1조3000억원으로 전체 기관 중 네번째로 많았다.
물론 여기엔 사업 우선순위 조정에 따른 예산 감액, 사업이 종료돼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감액, 사업 명칭이 바뀌거나 내역사업이 통폐합되면서 형식적으로 발생한 감액이 섞여 있다. 하지만 최근 국회로 제출된 농업예산안 상세 자료를 보면 실제로 아쉬운 감액 사업도 적지 않다.
특히 1000억원 이상의 구조조정이 농식품부 소관 사업에서 3건 있었는데, 기본형공익직불 예산이 1800억원 줄었다. 그동안의 불용 규모를 감안한 것인데, 공익직불 예산 확대가 지난 정부에 이어 이번 정부에서도 역점 농정 과제인 데다 아직 공익직불에서 기본형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쉽다는 평이 나온다.
올해 1500억원인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 출연금은 전액 삭감됐고, 정부양곡매입비도 1317억8400만원 감액됐다. 공공비축미 매입 물량이 올해 45만t에서 내년에 40만t으로 줄어드는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논란이 일었던 전략작물산업화 예산은 30억원가량 늘긴 했다. 다만 내역사업 중 시설·장비 지원 예산이 175억원에서 122억5000만원으로 52억5000만원 감액됐다. 농업계는 논콩·가루쌀(분질미) 생산 증대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이들 단지에 대한 시설·장비 지원이 중단될까 걱정했는데, 이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부 축소됐지만 기존 농가가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밀·가루쌀 등 소비 확대를 위한 전략작물가공확대지원 예산도 20억원 줄었다.
벼 건조저장시설(DSC) 지원 예산은 33억6000만원 감액되며 지원 개소수가 줄게 됐다. 현장의 관심이 큰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쉽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까다로운 발동 조건 탓에 제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보전직불 예산은 218억6600만원에서 180억원으로 감액된 뒤 내년에 일몰을 맞을 전망이다.
기후·통상 위기에 직면한 과수분야에선 스마트과수원특화단지조성 등에 예산이 늘어난 반면 과수생산유통지원 예산은 667억5900만원에서 634억7400만원으로 줄었다. 구체적으로 과수분야 스마트팜확산, 유통시설현대화 등 내역사업 예산이 깎였다. 내역사업 중 과수고품질시설현대화(재해예방사업)의 경우 예산은 올해 수준으로 유지됐지만 국고 지원 비중을 늘려달라는 현장 요구는 반영되지 않았다.
축산분야에선 농가사료구매자금 예산이 최근 실대출 추세를 반영해 500억원 줄었다. 살처분 최소화 기조에 따라 살처분보상금 예산도 116억7500만원 줄었다.
이밖에 지역단위 푸드플랜 구축 지원, 농촌 돌봄서비스 활성화 지원, 농촌 재생에너지 보급 지원 등에서도 감액이 이뤄졌다. 가뭄대비 용수개발 예산이 115억8200만원에서 110억8200만원으로, 농촌용수개발 예산이 2356억8200만원에서 2097억4500만원으로 줄었는데 최근 가뭄 문제를 고려하면 충분한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가책임농정의 일환으로 필수농자재에 대한 국가 지원 논의가 기지개를 펴는 시점에 생산비 지원 예산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반영되지 않은 건 큰 ‘옥에 티’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는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및 수급 안정 지원,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 차액 지원, 도축장 전기요금 특별지원 등이 반영되지 않은 건 아쉬운 대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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