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완전 정복 가이드 - 야구 성지부터 지우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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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대만은 가깝지만 동시에 낯설고,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매력을 지닌 여행지다. 일본을 다녀왔다면, 이제는 시선을 돌려 대만으로 향할 차례다. 섬의 크기는 대략 경상도와 비슷해 그리 크지 않지만, 섬이라는 특성 덕분에 다양한 풍경과 문화를 품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타이베이, 타이중, 타이난 노선이 운항 중이며, 2025년 11월에는 천혜의 자연으로 유명한 화롄 노선도 새롭게 취항할 예정이다. 그중에서도 수도 타이베이는 단연코 한 번쯤 꼭 가봐야 할 도시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늘고 있다. 타이베이에서 놓쳐서는 안 될 여행 포인트들을 소개한다.

타이베이 시내 핵심 코스 - 시먼딩부터 중산역까지
타이베이 시내에서는 시먼딩, 메인역, 중산역 카페거리 등이 필수 코스다. 비유해보자면 시먼딩은 명동, 메인역은 서울역, 중산역 카페거리는 성수동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관광객도 많고, 기념품점과 아기자기한 카페, 대중적인 대만 음식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타이베이에는 미쉐린 가이드에 이름을 올린 고급 레스토랑부터 50년 넘게 이어져온 노포 식당까지, 다양한 미식의 층위가 공존한다. 노포 식당은 대부분 깔끔한 분위기는 아니다. 주인장은 정신없이 국수를 말고, 무언가를 튀기고 굽는다. 이런 허들을 넘을 수 있다면 평소 경험해보지 못한 대만 특유의 음식을 경험해볼 수 있다.

미쉐린부터 노포까지 – 타이베이 미식 탐험
대만의 대표 음식으로는 돼지튀김 덮밥, 족발 덮밥, 우육면, 굴국수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지인들이 외식으로 가장 즐겨 찾는 메뉴는 훠궈다. 특히 위스키 문화가 널리 퍼진 대만에서는 훠궈집에 고급 위스키를 콜키지로 가져와 함께 즐기는 독특한 풍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신선함을 최우선으로 여겨 '18일만 유통하는 맥주'로 유명한 타이완 18일 맥주도 한 번쯤 맛볼 만하다. 은은한 바나나 향이 특징인 이 맥주는 과도한 기대보다는 대만만의 독특한 맛을 경험한다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맛을 경험해볼 마음이 있다면 야시장을 찾아야 한다. 대만은 불교, 도교, 민속 신앙이 뒤섞여 있고, 대만인들은 믿음이 신실한 편이다. 이들은 사원을 찾을 때 빈손으로 가면 안 되고 음식을 가져가는 풍습이 있는데, 이 때문에 밤에 사원을 찾을 때 음식을 사기 위해 주변에 야시장이 발달했다고 한다.

사원 문화가 만든 야시장 – 스린과 닝샤에서 맛보는 진짜 대만
타이베이의 대표적인 야시장인 스린 야시장(士林夜市)과 닝샤 야시장(寧夏夜市)은 현지 젊은이들과 여행자들이 뒤섞여 활력을 뿜어내는 공간이다. 스린 야시장은 야시장 중 규모가 가장 크고 관광객 중심이다. 반면 닝샤 야시장은 현지인 중심이고 비교적 규모가 작다.
야시장을 방문하면 닭다리를 통째로 튀긴 지빠이, 대만식 소시지, 타로 밀크티 정도는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다. 대만식 굴전 '오아젠', 달콤한 땅콩 아이스크림 롤, 망고 빙수도 별미다. 대만 향신료가 입에 맞지 않을 수 있으니 대량으로 사기 전에 먼저 맛을 보는 것이 좋다.
허구연 총재가 부러워한 야구 성지 – 타이베이돔
최근 국내에서는 야구 인기가 역대 최고를 찍고 있다. 역대 최다 관중을 매년 경신하고 있고, 올해 635경기 중 절반 가까운 295경기(46.5%)가 매진돼 열기를 증명하고 있다.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타이베이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돔구장 타이베이돔을 찾아보자. 삼성역 빌딩 숲 사이 돔구장이 있어, 위치가 너무 좋다.
국내에서 야구 전용 돔구장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항상 비교 대상으로 언급되는 바로 그곳이다. 2023년 12월 개장한 최첨단 시설과 4만 명이 넘는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공간, 더운 여름에도 쾌적한 실내 온도까지 한국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환경을 제공한다. 2024년 '프리미어12' 때 이곳을 방문한 허구연 KBO 총재가 "부럽다"고 말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타이베이돔은 특정 팀의 홈구장이 아니다. 6개 대만 팀들이 돌아가며 사용하기 때문에 각 팀이 경기를 할 때마다 경기장 주변 매대나 경기 후 이벤트가 달라져 주의가 필요하다. 인기 팀들은 경기 후 콘서트급 행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중신 브라더스는 타이베이돔 경기에 걸그룹 ITZY를 초대했고, 푸방 가디언즈는 QWER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대만에서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는 치어리더 공연을 볼 수 있는 경우도 많다. 경기와 콘서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런 경기들은 비싸지만 대체로 매진된다.
다만 비인기 팀들은 경기장 매대가 거의 없고, 콘서트도 진행하지 않는다. 4만석 중에서 1만 석만 겨우 채우는 경우도 있어 열기가 크게 다르다. 단순히 경기 관람이 목적이 아니라면 경기를 신중히 골라야 한다. 대만 야구 수준은 한국보다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경기 수준보다는 20명에 달하는 치어리더 응원, 돔 구장 체험 등에 의미를 더 둬야한다.
타이베이에서 떠나는 하루 여행 – '예스진지 투어'
타이베이 시내만 즐기기 아쉽다면, 하루는 시간을 내어 예스진지 투어에 참여해 보자. 예스진지는 예류, 스펀 폭포, 진과스, 지우펀 앞 글자를 딴 투어를 말한다. 여기에 스펀 폭포 등이 포함된 일정도 있다. 일반적으로 교통편이 불편해 개별 여행자는 소화하기 힘든 코스지만, 전용 버스와 가이드가 포함된 투어를 이용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다녀올 수 있다.
투어는 kkday, 클룩, 네이버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예약 가능하며, 1인당 1만 2000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버스를 이용해 이동하며 한국인 가이드가 배정되는 경우가 많아 의사소통에 무리가 없다. 참여자 대부분이 젊은 여행객들이라 활기찬 분위기를 기대할 수 있다. 입장료ㆍ식사ㆍ천등 체험은 자가 부담이지만 강제성이 크지 않아 부담이 덜하다. 입장료, 식사, 천등을 다 지불한다고 했을 때 1인당 약 700 대만 달러(우리 돈 약 3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

일반적인 코스는 오전에 메인역, 혹은 시먼딩역에서 만나 예류 해양국립공원부터 출발한다. 이곳은 대만 관광의 아이콘이라 할수 있는 '여왕머리(Queen's Head)'를 볼수 있는 곳이다. 파도와 바람이 깎아낸 바위 지형이 신비함을 자아낸다.
스펀 기차역 & 천등(풍등) 날리기
대만 여행 인스타그램 사진에 많이 등장하는 철로 위에서 소원을 적은 천등을 하늘로 띄우는 체험은 대체로 이곳에서 한다. 스펀 기차역에서 천등을 고르는데 색상이 다양할수록 비싸진다. 대략 1만 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대만 여행의 낭만을 완성한다. 이곳 근처에 스펀 폭포가 있는데, 대만의 나이아가라라고 불린다. 더운 날씨에도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가 환상적이다.
광부 도시락의 진과스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지우펀
금광 마을의 역사를 간직한 공간. 황금박물관과 일본식 가옥이 옛 정취를 보여준다. 다만 일부 여행객들은 '볼거리가 많지 않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해 개인 취향에 따라 평가가 갈린다. 이곳에서는 광부 도시락으로 유명하다. 쌀밥 위에 굽거나 튀긴 돼지갈비와 채소 절임을 얹은 도시락으로, 이곳에서 일하던 광부들의 도시락을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마지막 코스는 지우펀이다. 해가 지고 홍등이 하나둘 켜질 때, 지우펀은 가장 매혹적이다. 언덕 위 찻집에 앉아 내려다보는 바다는 영화 속 장면처럼 펼쳐진다.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분위기가 매우 비슷하다.
다만 '지옥펀'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람이 정말 많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언덕과 골목이 사방으로 뻗어 있어 길 찾기도 어렵다. 하지만 그런 미로 같은 구조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골목마다 기념품점, 음식점, 카페를 둘러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특히 기념품을 찾는다면 지우펀이 가장 저렴한 곳 중 하나다. 지우펀에서는 펑리수나 누가 쿠키 등을 구매하기 좋다. 대만 여행 기념품으로 유명한 펑리수는 파인애플 과육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쌀 수밖에 없다. 너무 저렴한 제품은 맛이 떨어지므로 가격보다는 품질을 우선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성인엑스포 – 금기의 벽을 허문 대만 문화
타이베이의 또 다른 매력은 개방성과 다양성에 있다. 한국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성인엑스포(Adult Expo)가 매년 타이베이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단순히 성인용품 전시를 넘어, 성에 대한 담론과 문화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함께 탐구한다. 신동엽, 성시경이 넷플릭스 <성+인물>에서 방문한 TAE를 비롯해, 아시아에서 가장 큰 성인엑스포 TRE가 매년 개최된다.
엑스포 현장에서는 일본ㆍ대만 유명 AV 배우 팬사인회부터 첨단 기술이 접목된 성인용 VR 체험까지 다채로운 콘텐츠가 마련된다. 대만 사회의 개방적인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대만에서는 일종의 데이트 코스로 남녀가 함께 찾는 경우가 꽤 흔하다는 점도 흥미롭다. 여행객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타이베이라는 도시가 가진 다면성을 이해하는 데 흥미로운 단서가 된다.

최근 BTS RM이 선호하는 위스키로도 알려진 카발란은 대만의 자존심이다. 대만에서는 오마르와 카발란 두 위스키가 유명하지만, 그중에서도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것은 카발란이다. 타이베이에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카발란 증류소 투어도 가능하다. 택시로 가면 50분이면 도착하지만 약 4~5만 원 정도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기차와 택시를 조합하면 더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다.
증류소에서는 위스키 제조 과정을 직접 구경할 수 있고, 각종 카발란 제품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증류소에서 구매한다고 해서 더 저렴하지는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카발란 DIY 코스다. 우리 돈 약 8만 원으로 직접 카발란 위스키 원액을 배합해 나만의 블렌딩 위스키를 만들어볼 수 있다. 체험이 끝나면 자신만의 배합으로 완성된 위스키를 300ml 고급스러운 병에 담아 가져갈 수 있어 특별한 기념품이 된다.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위스키 판매점을 들러 위스키를 구매하면 항공료를 충분히 뽑을 수 있다. 한국이 세계에서 주세가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라면, 대만은 반대로 가장 저렴한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줄을 서는 명소가 된 '가품양주' 등에서 취향에 맞는 위스키를 찾아보자.
글렌리벳 대만 한정판, 스프링뱅크, 각종 독립병입 위스키 등 대만에서만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 많다. 한국 대비 한 병당 10만~20만 원 정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카발란의 경우 면세점에서 구할 수 있는 제품이라면 한국 면세점 조건이 더 좋을 때도 있으니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다시 가고 싶은 도시, 타이베이
허구연이 반한 타이베이 돔에서 시작해, 야시장, 로컬 식당, 예스진지 투어, 위스키, 그리고 성인엑스포까지. 타이베이는 젊음과 전통, 스포츠와 문화, 금기와 개방이 한데 뒤섞인 도시다.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이곳을 걸어다니는 순간 대만 사회의 다층적인 얼굴을 마주할 수 있다.
야구팬에게는 성지, 미식가에게는 천국, 호기심 많은 여행자에게는 끝없는 놀이터. 그래서 타이베이는 다시 가고 싶은 도시가 된다.
<여행 Tip>
교통 타이베이 MRT는 서울 지하철 못지않게 편리하다. 이지카드(EasyCard)를 구입해 충전하면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편의점 결제까지 가능하다.
언어 젊은 층은 영어로도 소통 가능하지만, 기본적인 중국어 인사말을 준비하면 현지인들과 훨씬 친근하게 교류할 수 있다.
날씨 여름은 덥고 습하므로, 가을ㆍ겨울이 여행하기 좋다.
야구 경기 일정 야구 경기를 관람하려면 미리 대만 프로야구 공식 사이트에서 일정과 예매를 확인하는 게 좋다.
투어 예약 예스진지 투어는 온라인으로 손쉽게 예약 가능하다.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투어 예약이 필수다.
김태현 기자 toyo@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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