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진행 늦춘다"…세포 노화 잡았더니 '놀라운 효과'

정심교 기자 2025. 9. 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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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세포가 늙지 않게 해 당뇨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찾아냈다.

조영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췌도 세포의 노화가 당뇨병의 중요한 병리 기전임을 다시 확인하고, 미토콘드리아 유래 펩타이드 MOTS-c가 항노화 치료제 후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향후 MOTS-c 연구가 확대된다면 노인성 당뇨병뿐 아니라 다양한 대사질환 관리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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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서울대병원, 췌도 세포와 췌장 베타세포 노화 억제 효과 확인

인슐린을 만들어내는 세포가 늙지 않게 해 당뇨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찾아냈다. 이번 성과는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을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췌장 베타세포는 인슐린을 만들고 내보내는 '인슐린 공장'이다. 그런데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이 떨어졌거나(2형 당뇨병) 아예 사라진 것(1형 당뇨병)이 당뇨병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베타세포가 늙으면(세포 노화) 겪으면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지고, 이 과정이 당뇨병 발생·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세포 노화를 직접 조절하는 치료 전략은 거의 없었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조영민 교수팀(제1저자 공병수 박사)은 미토콘드리아 DNA에서 발현되는 펩타이드인 'MOTS-c'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MOTS-c는 2007년 서울대병원과 일본 도쿄노인종합연구소가 함께 처음 발견한 물질로, 수명과 당뇨병 발병 위험 조절과 관련된 영역에서 유래했다. 이후 MOTS-c가 포도당 대사를 조절한다는 기능은 알려졌지만, MOTS-c와 췌장 베타세포 노화, 당뇨병 진행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MOTS-c가 mTOR 및 아스파르트산-글루탐산 대사 경로를 조절해 췌장 베타세포 노화를 억제하고, 인슐린 기능을 보존함으로써 당뇨병 진행을 늦추는 기전 모식도. /자료=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사람 췌도 세포, 늙은 쥐, 1·2형 당뇨병에 걸린 쥐를 대상으로 MOTS-c의 발현과 작용을 살펴봤다. 그랬더니 나이가 들거나 당뇨병이 발생한 췌도 세포에서 MOTS-c 수치가 뚜렷하게 감소해 있었다. 이어 연구팀이 늙은 쥐의 췌도 세포에 MOTS-c를 투여했더니 세포 노화 지표(p16, γ-H2AX 등)가 줄고, 췌장 베타세포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회복됐다.

또 2형 당뇨병 모델인 S961 유도 쥐(인슐린 수용체 길항제를 투여해 당뇨병을 유도한 동물 모델)에서는 대조군의 당뇨병 발병률이 2주 이내 70%까지 증가했지만, MOTS-c 투여군은 약 30% 증가하는 데 그쳐 발병이 뚜렷하게 지연됐다. 1형 당뇨병에 걸린 NOD 마우스(자가면역 반응으로 당뇨가 발생하는 동물 모델)에서도 혈당 상승이 억제됐고 당뇨병 발병 지연 효과가 동일하게 확인됐다. 즉 MOTS-c가 노화, 인슐린 저항성, 자가면역 반응 등 서로 다른 원인으로 발생하는 당뇨병에서 공통으로 '췌장 베타세포를 보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형 당뇨병 모델(S961 유도 쥐)에서 MOTS-c 투여 시 당뇨병 발병률이 대조군(70%)보다 현저히 낮고, 약 30% 수준에 머물러 발병이 지연된 효과가 확인됐다. /자료=서울대병원


이번 연구 결과는 미토콘드리아가 만드는 펩타이드 'MOTS-c'가 췌장 베타세포의 노화를 억제하고 기능을 지켜줘, 사람 췌도 세포(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 등을 포함하는 세포 집합체)와 제1·2형 당뇨병 모델에서 혈당 조절 능력을 개선한 효과를 입증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기전 연구를 통해 MOTS-c가 췌도 세포의 'mTOR 신호 경로'와 '아스파르트산-글루탐산 대사 경로'를 조절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들 두 경로는 세포 성장·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이상이 생기면 세포 노화를 촉진한다. MOTS-c는 이러한 경로를 정상화해 세포 노화를 억제하고 기능을 유지했으며, 단순히 혈당을 낮추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췌장 베타세포 노화 자체를 표적으로 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조영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췌도 세포의 노화가 당뇨병의 중요한 병리 기전임을 다시 확인하고, 미토콘드리아 유래 펩타이드 MOTS-c가 항노화 치료제 후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향후 MOTS-c 연구가 확대된다면 노인성 당뇨병뿐 아니라 다양한 대사질환 관리에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실험 및 분자 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 IF 12.9)' 최신호에 실렸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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