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미 투자, 미국이 비자 안 풀면 우리도 멈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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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정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조지아주 현대차·LG 합작 배터리 공장이다.
조지아주(州)와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이 어떤 곳인가.
최대 미국 투자국에 맞는 비자 쿼터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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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정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조지아주 현대차·LG 합작 배터리 공장이다. 장갑차가 밀고 들어왔다. 소총 등으로 위협하며 통제했다. 수백명의 직원들을 외벽에 몰아 손 들고 서게 했다. 쇠사슬로 팔과 발을 묶어 연행했다. 이렇게 대한민국 근로자 300여명이 수용시설에 감금됐다. 곰팡이, 벌레가 들끓는 최악의 시설이다. 미국 여성 극우 정치인은 ‘내가 신고했다’며 자랑까지 했다.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지켜봤다.
국내 일부에서 자성론이 나왔다. ‘잘못된 비자 관행이 초래한 일이다.’ 전문직 취업 비자(H-1B)나 주재원 비자(L1·E2)는 발급받기 어렵다. 회의 참석·계약 등을 위한 상용 비자(B1)도 발급률은 30% 정도다. 그래서 활용돼온 것이 전자여행허가(ESTA)다. 바로 이 문제가 이번 단속의 명분이다. 사태 원인 제공을 우리로부터 찾는 접근법이다. 일응 냉정하고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사태를 보는 국민 평가는 그렇게 넉넉하지 않다.
조지아주(州)와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공장이 어떤 곳인가. 대미 투자의 상징이다. 여기서 이뤄진 인권 유린에 가까운 체포 작전이다. 미국토안보수사국(HSI), 이민세관단속국(ICE), 마약단속국(DEA)이 기자회견을 했다. “작전명 ‘낮은 전압(Low Voltage)’이 성공했다”는 자랑이 듣기 역했다. 트럼프의 입장도 나왔다. “우리는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특히 체포된 근로자와 가족에게는 우롱으로 들리기까지 했다.
외교와 통상은 냉철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이번은 다르다. 한국 기업이 땀을 흘려준 미국 투자 현장이다. 건물은 현대엔지니어링, 설비는 LG에너지솔루션이 짓고 있었다. 건물 95%, 설비 50%의 공정을 보이고 있었다. 공기를 맞추려고 밤낮으로 일하고 있었다. 주야간 두 조가 새벽까지 일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정예 부대까지 파견했다. 완공되면 미국에 도움 줄 공장이었다. 그런 한국 근로자들을 세계적인 범죄집단으로 체포했다.
비자 문제도 그렇다. 합법을 위해 우리는 계속 노력했다. 최대 미국 투자국에 맞는 비자 쿼터를 요구했다. 캐나다, 멕시코, 호주, 싱가포르, 칠레에 다 내준 비자 쿼터다. 하지만 한국에는 안 내주고 있다. 이래 놓고 비자를 문제 삼아 300명을 감금했다. 예정된 대한민국의 대미 투자가 즐비하다. 마스가(MASGA) 프로젝트, 현대제철,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공장 등이다. 과연 진행하는 것이 맞나. 가려는 국민이 있긴 할까.
외교·통상을 받치는 건 한 국가의 여론이다. 오늘 우리 여론은 ‘조지아주 작전’에 화내고 있다. 배신 당한 대미 투자에 분노하고 있다. 최소한의 숨고르기가 필요해 보인다. 때마침 현대차가 근로자 파견을 잠정 중단했다. 명분이 무엇이든 잘한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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