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법관 26명으로 증원’ 대법원 장악용 아닌가

민주당이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26명으로 증원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관련 법안을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되 1년 유예를 두고 향후 3년간 매년 4명씩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재명 대통령은 임기 5년간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 10명을 교체하고, 늘어나는 대법관 12명을 추가로 임명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던 지금의 대법원 구성을 완전히 바꿀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법원에 대한 보복성 조치이자 대법원 장악 의도가 깔려 있다는 의심이 나올 수 있다.
이 법안이 논의된 과정을 봐도 그런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민주당은 대법관 증원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대법원이 이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자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대법관을 100명으로 늘리고 비법조인도 대법관에 임명하는 법안까지 발의했다. 비판이 커지자 이 법안들은 철회했지만 지난 6월 이 대통령 취임식 날 국회 법사위 소위에서 대법관을 30명으로 늘리는 법안을 단독 처리했다. 이후에도 사법부 등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자 증원 규모를 4명 줄여 26명으로 늘리겠다고 한 것이다.
대법관 증원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던 사안이다. 상고 사건은 증가하는데 대법관 숫자는 1987년 이후 14명으로 변동이 없다 보니 대법관 1인당 처리해야 하는 사건이 연간 3000건을 넘고 있다. 하지만 대법관 증원은 사실상 대법원 체제를 바꾸는 일이고, 모든 국민이 영향을 받는 중대 사안이다. 대법관 증원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앞으로 대법원 전원합의체 구성을 어떻게 할지 등 사전에 검토해야 할 사안이 한둘이 아니다. 대법관이 늘어나면 이들을 보조할 재판연구관도 늘려야 하는데 일선 법원에서 재판을 해야 할 이들이 대법원으로 가면 안 그래도 오래 걸리는 1·2심 재판은 더 늘어질 수 있다. 이런 검토 없이 무작정 대법관 수를 늘리면 하급심의 질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일수록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토론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왜 26명으로 늘려야 하는지도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한다. 그런데 대법관 증원 개정안이 언론에 보도되자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유출자를 색출하겠다”고만 했다. 국민에게 설명 없이 밀실에서 논의하다 보도되자 유출자 색출에 나선다는 것은 앞으로도 밀실에서 자신들끼리만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대법관 증원 같은 중요한 문제는 정략적 계산 없이 법조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여야가 합의 처리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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