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모에 독버섯 먹여 살해한 며느리, 종신형 선고

김가연 기자 2025. 9. 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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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을 넣은 요리로 자신의 시부모 등 3명을 살해한 호주 여성 에린 패터슨이 8일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법원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뒤 법정을 떠나 교도소로 향하는 모습. /AFP연합뉴스

호주를 발칵 뒤집었던 ‘독버섯 살인 사건’의 범인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8일 현지매체 등에 따르면, 호주 남동부 빅토리아주 법원은 이날 에린 패터슨(51)이 독버섯으로 자신의 시부모와 남편의 이모 등 3명을 살해하고 남편의 이모부를 살해하려 한 혐의에 대해 종신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33년의 가석방 불가 기간도 함께 명령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크리스토퍼 빌 판사는 “패터슨은 3명의 생명을 앗아가고 이언 윌킨슨(살아남은 남편의 이모부)의 건강에 영구적인 손상을 입혔다”고 밝혔다. 이어 “사랑하는 조부모를 빼앗긴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다”고 했다.

빌 판사는 “패터슨은 어떠한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이는 모든 피해자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과 같다”며 “범죄의 심각성은 최고 형량을 선고할 만한 근거가 된다”고 했다.

패터슨은 2023년 7월 말 당시 시댁 식구인 남편의 부모·이모·이모부 등 4명을 빅토리아주 레옹가타의 자택으로 초대했다. 당시 그는 남편과 장기간 별거 중이었으며, 자녀 양육비 문제를 놓고 다투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남편도 이날 식사에 초대됐으나 참석하지 않았다.

패터슨은 이날 다진 쇠고기와 버섯이 들어간 요리를 직접 만들어 대접했다. 식사 후 귀가한 시댁 식구들은 심한 복통 등을 호소해 병원에 입원했지만, 시부모와 남편의 이모는 약 1주일 만에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남편의 이모부인 윌킨슨만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조사에 착수한 경찰은 패터슨이 만들었던 음식에 맹독성 버섯인 알광대버섯이 들어간 사실을 확인, 그를 체포했다.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알광대버섯은 외관이 식용버섯과 비슷하게 생겼다. 이 버섯은 세계적으로 독버섯 사망 사례의 약 90%를 차지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패터슨 측은 재판 과정에서 “문제의 버섯이 독버섯임을 모르고 요리에 실수로 넣은 사고였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재판부는 패터슨이 사람마다 서로 다른 색깔의 접시에 음식을 담아 대접한 점을 근거로 들며, 그가 실수로 자신이 독이 든 음식을 먹지 않도록 그렇게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패터슨은 1년 전, PC를 통해 근처에서 알광대버섯이 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웹사이트를 살펴본 사실도 확인됐다. 또 그는 당시 “암 진단을 받았다”고 거짓말을 해 희생자들을 식사에 초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은 재판 동안 국민적 관심을 모으며 호주 전체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에 따라 호주 공영 ABC의 재판 관련 일일 팟캐스트가 호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됐다. 이 재판을 다룬 책과 다큐멘터리, TV 드라마도 제작될 예정이다.

법원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TV 카메라를 법정 내부로 들여와 선고 장면 생중계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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