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일변도땐 에너지 기반 울산 미래산업 발전 걸림돌

김준형 기자 2025. 9. 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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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에너지 정책, 결국 환경부로

시 "환경규제·탄소중립 우선 조직 개편
‘AI 대전환’ 시대적 흐름과 배치" 성명

AI 데이터센터·수소·해상풍력 등
에너지 기반 산업 전환 가속화 찬물 우려

여당 이언주 의원 "부정적 영향 " 언급

업계 "에너지 효율화 방안 마련하면서
신재생·수소산업 육성 균형 찾아야"
지난달 29일 울산 남구 AI 데이터센터 건설현장에서 열린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 및 AI 수도 선포식'. 울산매일 포토뱅크

울산의 미래산업과 맞닿아 있는 에너지 정책이 규제 중심의 부처인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지역 산업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울산이 기존 제조업에서 전력 다소비 산업인 인공지능(AI)과 분산에너지, 수소, 풍력, 원전 등 에너지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환경부가 규제를 우선시한다면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거다.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화가 중요한 만큼,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존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현실성 있는 정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8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전날 발표한 정부 조직 개편 방향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정책 부서 대부분을 환경부로 넘기기로 확정했다. 이에 환경부는 '기후에너지환경부'로 확대되고,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통상부'로 축소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후 위기 대응과 에너지 정책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로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으며, 실제 개편을 확정해 탄소중립 시대에 본격 준비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 조차 우려가 나온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경도 제대로 안 되고 에너지도 제대로 안 돼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정부는 "상반된 기조의 두 기능이 서로 합쳐져 오히려 갈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다.

안정적이고 풍부한 전력 공급이 핵심 요소인 AI 등 신산업을 준비하고 있는 울산에서도 역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울산시 임현철 대변인은 앞서 지난달 성명을 통해 "에너지는 산업성장의 근간이고, 산업과 에너지는 함께 있을 때 발전하는 불가분의 관계"라며 "환경부는 본질적으로 규제를 담당하는 부처이고 산자부는 산업을 육성·지원하는 역할을 해 왔는데, 환경규제와 탄소중립을 우선하는 조직개편은 'AI 대전환'이라는 시대적 흐름과도 배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해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쓰도록 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분산특구) 지정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울산시는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분산특구 최종 후보지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6월 최종 지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특구 지정은 6월 대선과 이후 7월 산업부 장관 취임 일정 등으로 인해 계속 미뤄진데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또다시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이에 울산시뿐만 아니라 지역 기업들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울산시와 SK는 미포국가산업단지에서 국내 최대 7조원 규모의 '울산 AI 데이터센터'의 기공식을 열고 사업의 첫삽을 뜬 상태다.

인근에는 300㎿ 급 SK 멀티유틸리티(SK MU) 열병합발전소가 올해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데, 울산 AI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 업체 8곳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만약 분산특구 지정이 제때 되지 않으면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있다.

AI 뿐만 아니라 울산은 석유화학, 원전은 물론 수소산업과 부유식해상풍력 등 기존 주력산업과 신산업 할 것 없이 에너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도시다.

에너지를 절대적으로 수입하는 현실에서 기후 위기 대응에 힘이 실리면 에너지 수급, 국내외 자원 개발 등 '에너지 안보' 고려가 약화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비싼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로 인해 전기요금이 상승할 수도 있다.

지역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탄소중립에만 치우쳐 전력공급 차질이나 전기요금 상승을 초래한다면 울산 뿐 아니라 국가 산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라며 "에너지 효율화를 위한 방안 마련과 함께 신재생이나 수소산업을 적절히 육성하는 등 발전과 환경의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형 기자 jun@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