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여주시 농정·농촌인력지원팀 통역사 3人
계절근로자 든든한 버팀목… “고국 동포 위해 불철주야”
다문화가족센터 추천 ‘봉사의 길’
사고·일상 불편 등 긴급 상황 대응
이탈 감소 제도·급여 문제 등 제언

여주시는 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1천400여 명을 유치하며 법무부 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그 성과 뒤에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통역사 3인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최근 여주농촌테마공원에서 나미숙(41·라오스), 신유정(26·캄보디아), 하진연(37·베트남)씨를 만났다. 이들은 모두 결혼이민자 출신으로, 여주시 농정과 농촌인력지원팀의 통역사로 활동 중이다.
이들은 여주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추천으로 고국 동포들을 위한 봉사의 길을 시작했다. 신씨는 “한국어 실력도 향상시키고 내 나라를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씨는 “라오스 사람들은 일을 할 때 즉흥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어 한국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미리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단순 통역을 넘어 문화적 차이를 중재하고 갈등을 해결하며 때로는 인생 상담사가 되기도 한다. 이들이 없었다면 1천여 명이 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의 안정적인 한국 정착은 불가능했을 것이란 게 시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들의 공식 근무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지만 실제로는 24시간 대기 상태나 다름없다. 나씨는 “밤 9시에서 11시쯤 연락이 가장 많이 온다. 근로자가 몸이 아파 새벽에 연락이 온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처음엔 밤 늦게까지 답장을 주고 새벽 전화상담까지 받았다가 지친 경험이 있다”며 “지금은 근무시간을 지키려 하지만 긴급한 경우는 예외”라고 했다. 하씨도 “사고나 일상의 불편사항 등 긴급한 상황은 언제든 대응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가장 많이 받는 문의는 급여 문제다. 하씨는 “고용주가 제때 급여를 안 주면 근로자들의 생활이 힘들다. 급여를 고국의 가족에게 보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화 차이로 인한 오해도 빈번하다. 신씨는 “근로자끼리 일하며 대화하는 걸 고용주가 장난치는 걸로 오해한 적이 있는데 사실은 처음하는 일이라 선배에게 물어본 것이었다. 중재 후 고용주가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특별하지 않은 일상에 있다. 신씨는 “출국했다가 다시 들어온 근로자가 캄보디아 고향 음식을 챙겨와 고맙다고 할 때 감동을 받았다”며 “할 일을 했을뿐인데 큰 도움을 받았다고 감사 인사를 해 뭉클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발전을 위한 제언도 했다. 신씨는 “이탈률을 줄이는 제도가 강화됐으면 한다”고 했고, 하씨는 “급여 문제와 무시당하는 일, 고용주의 욕설 등 문의가 많다”며 근로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씨는 “타 지자체도 원활한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나라별 통역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여주/양동민 기자 coa007@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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