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분리에 17년 만의 공공기관 지정 수순… 금감원 '독립성'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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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17년 만에 공공기관 재지정 수순을 밟는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고위당정협의회 이후 발표한 정부 조직개편 방안에 금감원을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하고, 두 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정부는 조건부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유예해왔는데, 이번에는 정부 조직개편안을 통해 공식화한 만큼 내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지정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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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지정 해제 이후 매번 '뜨거운 감자'
정부 업무 위탁 특수법인, 공공기관 요건 갖춰
IMF·바젤위원회 '독립성' 권고에 역행 우려
이찬진 "임직원 불안감 안다. 세부사항 챙길 것"

금융감독원이 17년 만에 공공기관 재지정 수순을 밟는다. 사실상 정부의 업무를 위탁받아 집행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공공기관 지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어져왔는데, 이번에는 당정이 정부조직개편안에 포함하며 이를 공식화한 것이다. 일각에선 공공기관 지정으로 정부의 통제를 받게 되면 금융감독기구의 독립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고위당정협의회 이후 발표한 정부 조직개편 방안에 금감원을 금융감독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하고, 두 기관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포함했다.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은 2009년 공공기관에서 제외된 뒤 매년 공공기관 지정 시기마다 뜨거운 감자였다. 정부는 조건부로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을 유예해왔는데, 이번에는 정부 조직개편안을 통해 공식화한 만큼 내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지정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논거는 금감원이 금융위의 지도감독을 받아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을 수행하는 '무자본 특수법인'이라는 데서 나온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금감원의 '정부지원액 비율'은 96.79%에 달하는 등, 사실상 수입 대부분을 정부의 업무 위탁을 통해 얻고 있다. 공공기관에 지정할 만한 요건을 이미 갖췄다는 얘기다.
문제는 국제통화기금(IMF), 바젤위원회 등 금융시장 안정성을 감독하는 국제기구에서 감독기관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의 시작부터가 외환위기 당시 IMF가 정부와 맺은 합의를 통한 것이고, 당시 IMF는 '모든 금융 감독을 통합하는 독립적 기관 설립'을 요구했다. 이후 IMF는 세 차례 국내 금융 시스템 안정성 평가 항목을 진행했는데, 2013년엔 '정치적 영향으로부터의 독립성' 문제를 지적하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두 당국 간 의사결정 책임 배분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후 2019년 평가에서도 "독립성 강화 조치를 취했지만, 추가 개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바젤위원회도 "감독기관의 운영상 독립성, 책임성, 지배구조는 법률에 규정되고 공개돼야 한다"며 "운영상 독립성을 저해하는 정부나 업계의 간섭은 없어야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상황에서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독립성이 저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금감원 노조의 주장이다.
이 같은 이유로 취임 후 금감원 조직개편에 부정적이던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감독체계 개편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결과적으로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논의와 유관기관 협의 과정에 적극 임해 세부적인 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여러분의 걱정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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