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신의 와인Pick!] 9월의 코스모스 닮은, '월류봉 스위트 로제 와인'

로피시엘=박경배 기자 2025. 9. 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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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사진제공=필자
코스모스라는 이름은 처음으로 스페인 마드리드 식물원의 원장이 붙인 것이다. 그리스어 'KOSMOS'에서 유래된 이 이름은 '질서', '조화', 그리고 '정돈된 우주'를 뜻한다. 실제로 꽃을 들여다보면 중심에 작은 우주가 가득 펼쳐져 있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원산지는 멕시코로, 국화과 한해살이풀로써 우리나라에는 1910년대에 처음 들어왔으며, 순우리말로는 '살사리꽃'이라고 불렸다.

개화 시기는 주로 가을을 상징하는 꽃이지만, 품종이나 재배 방식에 따라 늦봄이나 늦여름에도 볼 수 있다. 줄기가 가늘며 길어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것이 특징이고, 코스모스는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상의 꽃을 피우며, 여러 가지 색이 한데 어우러져 산책길에 아름다운 경관을 만든다.

가을의 문턱에 서면, 어쩐지 마음이 한결 느려지는 듯하다. 뜨겁게 타오르던 여름을 지나 서늘한 바람이 뺨을 스치며, 꽃과 풀의 향이 한층 은은하게 다가오는 계절이다. 그렇게 9월은 삶을 천천히 되돌아보게 만드는 특별한 힘을 지녔다. 그 속에 옅은 코스모스 꽃향기에 어린 시절 정겹고 따뜻했던 오빠의 기억에 살며시 웃음이 번져 나온다.

들녘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코스모스는 늘 내 마음속에 특별한 기억을 불러온다. 하늘빛이 한층 높아질 무렵, 바람에 홀리듯 피어난 코스모스를 볼 때면 문득 어린 시절 파란 하늘이 떠오른다.

외로움을 달래주던 몇 안 되는 장난감과 인형이 고작이었던, 그 단조로운 시간의 꼬마에게는 순간의 온 우주 같은 기대로 바꿔놓았던 나의 셋째 오빠의 짧은 이야기를 해본다.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고, 부모님은 농장 일로 늘 바쁘셨으며, 조용하고 내성적이라 또래 친구들과 적극적으로 어울릴 만큼 활발한 성격도 아니었다. 또, 동네와도 동떨어져 있어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날이 많았다. 그중에 나에게 하루에 가장 긴 기다림을 준 시간은, 셋째 오빠의 하교 시간이었다.

그때는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이었다. 오빠는 친구가 건네준 몇 개 안 되는 사탕과 과자조차 먹고 싶은 마음을 꿀꺽 삼켜가며 한 입도 대지 않고, 오롯이 홀로 있을 여동생을 위해 종종 하굣길에 챙겨오곤 했다. 나는 그 과자를 들고 오는 오빠를 기다리는 게 쏠쏠한 재미를 붙였다.

코스모스가 가득 핀 언덕길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내려야 했던 길이었다. 작은 다리를 쩔쩔매며 오르다 보면 숨이 턱 막히고, 지쳐 주저앉아 오빠를 기다리곤 했다. 바람에 흩날리는 애꿎은 코스모스 꽃잎만 손으로 툭툭 떨구었다. 코스모스 향은 더욱 짙어졌고 '언제쯤 오나' 마음은 점점 길어졌다.

그러다 오빠의 모습이 보이는 순간, 나는 꿀을 찾아 날아가는 벌처럼 힘껏 달려갔다. 오빠는 어린 동생을 기다렸다는 듯이 두 손을 내밀며 장난스럽게 묻곤 했다. "자, 어느 손에 있게? 맞히면 너, 다 준다!." 장난스레 내민 두 손안에서 얻어낸 사탕과 과자 한입은 하루를 따뜻하게 마무리해 주는 가장 큰 위로였고, 어린 시절 외로움을 달래 준 가장 달콤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필자는 코스모스가 전해주는 풍경 속 가을의 시작에서, 아련한 어릴 적 추억 같은 '오드린 월류봉 로제 스위트 와인'을 추천해 본다. 은은한 장밋빛 색조와 산뜻한 과실 향은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와 오빠의 따뜻한 마음과도 많이 닮아있다.

순환 농법을 통해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오드린 월류봉 로제 스위트 와인'
오드린 월류봉 로제 스위트 와인은 충북 영동의 강줄기와 수려한 월류봉의 풍경 속에 자리 잡은 오드린 와이너리에서 월류봉의 절경을 담아 양조한다.

3대에 걸쳐 50년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의 정성을 이어오고 있다. 이곳에서 탄생한 '월류봉 스위트 로제 와인'은 다양한 수상 이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명가만의 철학이 깃든 한 편의 예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 와인의 주 품종은 한국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캠벨얼리 포도다. 흔히 식용으로 소비되던 캠벨얼리가 오드린 와이너리에서 명가의 손길을 거친 뛰어난 와인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오드린 와이너리는 순환 농법을 통해 자연의 순리를 따른다. 와인 양조 후 남은 과실 부유물을 퇴비로 활용하여 포도밭의 비옥함을 되살리는 독특한 방식을 고수한다. 이러한 농법은 포도나무에 독특한 향미를 부여하며, 와인의 개성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 9월의 추천 와인 '오드린 월류봉 로제 스위트 와인'

/사진출처= 오드린 와이너리
시각(Sight) : 엷은 루비 빛을 띠며 상큼한 포도 향을 가득 내뿜는다.

후각(Nose) : 신선하고 달콤한 과일 향이 먼저 다가온다. 잘 익은 딸기와 라즈베리, 체리와 같은 붉은 과일 향이 주를 이루며, 그 뒤로 잘 익은 포도의 향이 은은하고 동시에 생동감 있는 아로마가 인상적이다.

미각(Palate) : 향에서 느껴졌던 달콤한 과일 풍미와 부드러운 단맛이 입안을 감싸지만, 기분 좋은 산미가 균형을 잡아주어 입안에서 상쾌한 느낌을 준다. 타닌은 부드러워 목 넘김이 매우 좋다. 달콤하면서도 경쾌한 질감의 피니시를 남긴다. 전체적으로 신선하고 발랄한 캐릭터를 지닌 와인이다.

-음식 페어링 (Food Pairing)
이 와인은 달콤하면서도 산뜻한 산미로 다양한 음식과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비건 요리 : 라구 파스타, 구운 버섯, 렌즈콩 스튜 등
한국 전통 디저트 : 떡, 한과, 약과, 곶감, 유과
매콤한 한식 : 닭볶음탕, 돼지고기볶음
치즈 & 과일 : 브리 치즈, 크림치즈, 제철 과일
샐러드 : 가벼운 드레싱의 샐러드

박영신 와인 칼럼니스트
-박영신 와인 칼럼니스트-
"와인의 숙성은 기다림이 만든 가장 현실적인 기쁨이고, 그 숙성은 우리 삶 속의 인내와 닮아있다."

현재, 경희대학교에서 와인 소믈리에를 전공.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조리외식경영학 박사 수료를 했다.

여러 국내 와인대회에서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다년간의 와인전문숍, 와인전문바, 그리고 와인스쿨 운영으로 실무 현장 경험을 쌓았다. 식음료와 교육 분야의 다양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와인 문화의 깊이를 탐구하고 있다.

로피시엘=박경배 기자 pyoungbok@lofficiel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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