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당·최강욱 논란 속 권력형 성폭력 피해 조력자 보호 ‘의미있는 판결’ 나왔다

김창희 기자 2025. 9. 8. 16:1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8일 지역 정가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2단독 양지정 판사는 지난 5일 성 부의장이 '자신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라며 신용우(39)전 안희정 지사 수행비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성 부의장이 전액 부담하라고 선고했다.

성 부의장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경선(서울 서대문갑)에서 탈락하자 신 전 비서가 자신을 "안희정 성폭력 2차 가해자"로 지칭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같은 해 8월 3010만 원을 배상하도록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성치훈 민주 정책위 부의장, 신용우 전 비서 상대 손배소 1심 패소
법원 “허위 입증 부족, 전체 취지 고려 시 위법성 인정 어렵다” 판결
신 “권력형 보복성 소송에 경종…연대자 고립 막는 제도 마련해야”
신용우 전 안희정 지사 수행비서
2020년 총선 당시 성치훈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자 홍보 이미지

세종=김창희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성폭력 사건에서 피해자 편에 섰던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가 ‘2차 가해자’로 지목한 더불어민주당 성치훈 정책위부의장과 벌인 민사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최근 조국혁신당 주요 당직자들에 의한 성폭력·성희롱 사건과 최강욱 전 민주당 교육혁신위원장의 2차 가해 발언 논란이 터진 시점에서 정치권의 권력형 성폭력 사건 2차 가해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의미 있는 판결로 평가된다.

8일 지역 정가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2단독 양지정 판사는 지난 5일 성 부의장이 ‘자신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라며 신용우(39)전 안희정 지사 수행비서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성 부의장이 전액 부담하라고 선고했다.

성 부의장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경선(서울 서대문갑)에서 탈락하자 신 전 비서가 자신을 “안희정 성폭력 2차 가해자”로 지칭하면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같은 해 8월 3010만 원을 배상하도록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재판부는 “성 부의장은 안희정 성폭력 사건 피해자가 자신에게 ‘오빠’라고 부르면서 보낸 문자 메시지가 마치 안희정 지사와 나눈 대화인 것처럼 널리 보도됐음에도 이 같은 상황을 그대로 방치했고, 지금까지도 그 문자 메시지의 유출 경로나 상세한 경위에 대해 밝히고 있지 않다”라며 “해당 사건이 자신에게도 괴로워서 기사를 보고 싶지 않아 멀리했다는 성 부의장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고 오히려 원인을 제공하고, 종용한 것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신 씨의 게시물이 허위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설령 허위가 일부 있더라도 전체 취지를 고려하면 위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선고했다.

또 “성 부의장은 형사사건 이후 국회·청와대 등 요직을 거치는 과정에서 인적 관계가 작용했을 여지가 있다. 신 전 비서는 이런 상황을 바탕으로 글을 게시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성 부의장의 정치 경력을 이유로 신 전 비서의 게시물 내용이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신용우 전 비서는 판결 직후 “이번 승소는 단순 민사소송의 승패를 넘어, 권력형 성폭력 사건의 2차 가해를 고발하는 목소리가 법정에서도 존중받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치훈 부의장은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피해자가 겪은 고통과 상처에 대해 진정으로 사죄해야 한다”며 “저와 같은 연대자들이 고립되지 않고 끝까지 피해자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더욱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민주당 고위 관계자들의 탄원서 제출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경험했다”며 “민주당이 법적·도덕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 한, 제2·제3의 비극은 막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신 씨는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충남도청과 지방선거 및 대선 캠프에서 안 전 지사의 수행비서로 8년간 일했다.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한 김지은씨의 전임자로, 김 씨에게 업무 인수인계를 해준 당사자이기도 하다. 8년을 모신 ‘주군’에 대한 그의 생생한 법정 증언은 안 전 지사의 최종 유죄 확정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민주당원이던 신 씨는 지난 총선 세종시을 선거구에서 현역인 안 전 지사의 고교 동기동창인 강준현 의원(민주당)과 공천 경쟁을 예고했으나, 별다른 이유 없이 경선 대상에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도 했다. 당시 민주당 공천 배제 기준의 부당성을 지적하던 그는 지난 8월 민주당 복당을 신청했지만, 이달 3일 민주당 세종시당으로부터 복당 불허 통보를 받았다.

한편 반성폭력 활동가 ‘연대자D’도 “피해자 조력자에 대한 보복성 고소는 결국 피해자를 고립시키는 전략”이라며 “이 판결이 유사 사건에서 연대자 보호의 근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피해자 보호와 조력자 연대를 위협하는 ‘보복성 소송’을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권력형 성폭력 사건 2차 가해의 구조적 문제와 정치권의 대응 방식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김창희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