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선박 격침에 군사 압박까지…미국 vs 베네수엘라 갈등, 왜?

KBS 2025. 9. 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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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이 마약 밀매 조직을 소탕하겠다면서 최근 베네수엘라 앞바다에 이지스함과 수천 명의 병력을 투입했고, 베네수엘라도 항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긴장이 감돌고 있습니다.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객원교수인 손혜현 박사와 월드이슈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양국 사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영상까지 올렸죠?

[답변]

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으로 마약을 운반하던 '트렌 데 아라구아' 갱단의 선박을 폭격해서 11명을 사살했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 사건은 카리브 해안에 미군 군함이 배치된 이후 마약 카르텔을 상대로 한 최초의 직접적인 군사력 행사인데요.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태세 전환을 보여주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로부터 이틀 뒤 베네수엘라 F-16 전투기 2대가 미 해군 함정 상공을 비행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푸에르토리코 공군기지에 F-35 스텔스 전투기 10대를 배치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여기에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추가 공습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은 절정을 향해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엔 이지스함 3척을 포함한 군함 8척과 정찰기, 핵잠수함, 그리고 4천5백여 명의 병력이 배치됐습니다.

[앵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이렇게까지 군사적 압박을 가하는 이유는 뭔가요?

[답변]

네, 트럼프 행정부가 개입하려는 명분은 바로 마약 카르텔 소탕입니다.

트럼프는 마약 카르텔의 배후에 마두로 대통령을 비롯해 베네수엘라 군 고위 간부들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여 전 마두로 대통령 체포에 현상금을 기존의 2배인 5천만 달러로 올렸습니다.

트럼프는 마두로가 마약 밀매에 연루된 '태양의 카르텔' 운영 실세라고 주장합니다.

다만 확실한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지난 반세기 미국은 불법 마약 생산과 밀매 단속에 집중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최근엔 중독성이 매우 강한 펜타닐의 등장으로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가 매년 7만 명 넘게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마약 밀매를 미국의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군사적인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베네수엘라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죠?

[답변]

네, 마두로는 미국이 주장하는 마약 밀매 혐의는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고 자신을 제거하기 위한 구실이라고 비난합니다.

마두로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해 "지난 100년 동안 남미 대륙에서 본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군사 공격을 할 경우 민병대를 동원해서 무장투쟁으로 맞서겠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에 지상군 투입까지 시사하지는 않았지만 마두로는 미 해군의 압박을 자국에 대한 침략 위협으로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의 이런 강경 대응 방침은 수사에 불과할 뿐 물리적인 실행 능력은 없어 보입니다.

베네수엘라 군대는 수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미국에 크게 밀리고 있고, 지역이나 국제 연대도 매우 약하기 때문입니다.

[앵커]

미국에게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죠?

[답변]

네, 일단 베네수엘라는 '제1의 코카인·펜타닐 생산국'도 아니고, 가장 큰 밀수 경로라고 하기에도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미국으로 향하는 코카인의 3/4이 카리브해가 아닌 태평양을 거쳐서 운반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목표가 '군사적 압박을 통한 마두로 대통령 축출'에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습니다.

마두로는 마약 밀매와 각종 불법 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자신의 정권 유지에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따라서 최근 미국의 군사 작전이 '마약 소탕'보다는 군사력 과시를 통해 베네수엘라 대응을 지켜보려고 한 행동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편에선 미국 내 정치적 요인을 고려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내에서 석유회사 쉐브론이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고, 불법 이민자 추방을 위한 베네수엘라 항공편 재개도 허용했는데요.

이게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베네수엘라, 쿠바 출신 유권자들의 강한 불만을 샀습니다.

따라서 베네수엘라와의 긴장 관계는 미국의 정책을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마두로 정권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거로 보입니다.

[앵커]

실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답변]

미국의 군사 개입에 매우 민감하고, 미국 정책에 비우호적인 좌파 정부가 존재하는 중남미 지역에서는요.

해당 국가와 합의 없이 군사적 조치가 이뤄질 경우 "자기 방어"라는 설득력이 떨어져 미국이 다른 이익을 증진하고 달성하는 것을 어렵게 만듭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조치는 중요한 무력 과시이지만 미국이 군사 공격을 감행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베네수엘라를 지원하는 중국이 지역분쟁에 개입할 가능성도 매우 적습니다.

미국은 마두로를 마약 범죄자로 부각하면서 마약 밀매 근절을 명분으로 마두로 정권의 퇴출을 계속 압박해 나갈 것이고, 중남미 지역의 불안정성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료조사:권애림/영상편집:이은빈 추예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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