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비위 파문 총사퇴" 조국혁신당, 호남 기반 ‘흔들’
"혁신의 진정성을 실행으로 입증해야 복귀"

조국혁신당이 당내 성 비위 논란으로 지도부 총사퇴라는 극약 처방을 내리며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담양 재선거 승리와 총선 비례대표 득표를 기반으로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건전한 경쟁'을 선언했던 확장 전략은 급제동이 걸렸고,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 지형에도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혁신당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 민심을 크게 흔들고 있다. 지난해 담양 재선거 승리로 민주당 일강 체제에 균열을 내며 '호남 대항마'로 부상했던 혁신당은 불과 1년 만에 도덕성과 신뢰라는 핵심 자산에 상처를 입었다. 사안이 단순한 내부 문제를 넘어 '대안 정당'의 자격을 흔드는 불신 요인으로 굳어진다면, 호남 정치는 다시 민주당 중심 구도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일 강미정 혁신당 전 대변인의 기자회견이다. 그는 "성비위 사건이 접수된 지 수개월이 다 되어 가도록 피해자 보호와 회복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당은 지난해 접수된 성비위 사건 2건을 외부 조사에 부쳐 가해자에게 각각 제명과 당원권 정지 1년을 의결했지만, 피해자 측은 "지원책은 없었고 오히려 '너 하나 때문에 모두 힘들다'는 2차 가해가 이어졌다"고 반박했다.

당시 김선민 혁신당대표 권한대행은 "신생정당인 탓에 대응 조직과 매뉴얼이 없었다. 우왕좌왕 시간을 지체했고 국민께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한다"며 "관용 없는 처벌과 온전한 피해 회복"을 약속했다.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11월 전당대회 전까지 수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비대위 구성은 당무위원회 의결로 확정되며, 위원장 인선과 조사·지원 로드맵이 향후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조국 전 대표(현 혁신정책연구원장)의 리더십에도 직격탄이 됐다. 출소 이후 호남·영남을 오가며 외연 확장을 시도했던 그는 성 비위 논란과 관련해 "비당원 신분이라 개입할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피해자 측은 최근 "사실을 10쪽 손편지로 작성해 전달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주장해 불신을 키웠다. 당내에선 '조기 복귀론'이 거론되지만, 책임론을 해소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면에 나설 경우 득실이 엇갈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정치 구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광주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30%대 지지율로 선두를 달리는 반면, 강기정 현 시장은 10%대에 머물고 있다. 서왕진 혁신당 광주시당위원장은 8% 안팎을 기록하며 범민주개혁진영 내 유일하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 위원장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호남에서는 건강한 경쟁을,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는 단일 전선을 모색하겠다"면서도 "(성비위 등) 안방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 원내대표로서 비대위 전환을 위한 당무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중책을 맡고 있다.
담양 재선거 승리로 얻은 '호남 제3지대' 상징성도 시험대에 올랐다. 혁신당이 비대위 출범 직후 가시적 개혁책을 내놓지 못하면, 이탈 표심이 늘고 민주당 단일화 압력이 높아지면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잃을 수 있다. 민주당으로선 공천 혁신과 생활밀착형 의제 확장으로 공백을 흡수할 기회지만, 조국 지지층 일부가 등을 돌릴 경우 '분열 책임론'이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