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민당국은 왜 한국인 근로자에게 ‘족쇄’까지 걸었나

손덕호 기자 2025. 9. 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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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 당국이 지난 4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합법적인 취업 비자를 갖지 못한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구금했다.

이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단속 영상을 공개했는데, '일하러 간 우리 국민을 범죄자 취급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은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고 추방할 때 수갑·족쇄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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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CE 매뉴얼에 수갑·족쇄·허리 두르는 체인 허용
인도인 불법체류자 본국 송환 때도 족쇄 채워
미국 안팎에서 ‘인권 침해’ 논란 제기된 바 있어
한국은 불법체류자 단속에 족쇄 사용하지 않아
미국 이민 당국이 지난 4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구금했다. 이들은 근로자들 신체 수색을 실시한 뒤 수갑과 족쇄를 채워 구금 시설로 보냈다. /ICE 홈페이지 캡처

미국 이민 당국이 지난 4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합법적인 취업 비자를 갖지 못한 한국인 직원 300여 명을 구금했다.

이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단속 영상을 공개했는데, ‘일하러 간 우리 국민을 범죄자 취급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인 근로자들은 취업 비자가 없었을 뿐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닌데, 양손에 수갑을 채우고 발에 족쇄까지 채웠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의 수색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벌어진 바 있다.

미국 이민 당국이 지난 4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구금했다. 이들은 근로자들 신체 수색을 실시한 뒤 수갑과 족쇄를 채워 구금 시설로 보냈다. /ICE 홈페이지 캡처

◇수갑·족쇄 사용… 허리에 두른 뒤 손에 감는 체인도 등장

8일 ICE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는 2분 34초 분량의 단속 영상에는 한국인 직원들이 구금되는 장면이 나온다. ICE 요원들은 먼저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손을 머리 위로 들게 한 뒤 신체 수색을 실시했다. 이어 ICE 요원들은 근로자들에게 차례로 수갑을 채웠다.

ICE 요원들은 한국인 근로자 발목에 족쇄를 채웠다. 걸을 수는 있지만 뛸 수는 없게 한 것이다. 또 쇠사슬을 허리에 두른 뒤 양손에 수갑을 채우는 방식도 사용됐다. 이런 상태로 한국인 근로자들을 버스에 태워 구금 시설로 보냈다.

ICE가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에는 족쇄 등이 포함돼 있다. ICE의 매뉴얼 ’무력 사용 및 구금 장비’에는 승인된 구금 장비로 ▲수갑(handcuffs) ▲족쇄(leg irons) ▲마틴 체인(martin chain) ▲허리 또는 배 체인(waist or belly chain) 등이 명시돼 있다. 수감자의 허리나 배를 감싸는 쇠사슬을 수갑, 족쇄와 함께 사용하면 수감자의 손과 발을 몸에 더 가깝게 묶을 수 있다. 이송 과정에 저항이나 난동을 막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미국 이민 당국이 지난 4일(현지 시각)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구금했다. 이들은 근로자들 신체 수색을 실시한 뒤 수갑과 족쇄를 채워 구금 시설로 보냈다. /ICE 홈페이지 캡처

◇올해 2월 인도인 104명 추방하면서 40시간 동안 수갑·족쇄 채워

미국은 불법 이민자를 단속하고 추방할 때 수갑·족쇄를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이민 당국은 지난 2월 인도 출신의 불법 이민자 104명을 뉴델리로 보냈다.

이들은 군 수송기에 탑승해 인도에 도착할 때까지 40시간 동안 수갑과 족쇄를 차야 했다. 괌에서 연료를 보충할 때에도 풀어주지 않았다. 하지만 인도 외무장관은 ‘인권 침해’ 논란에 대해 “ICE의 항공기를 이용한 추방 표준 절차에는 구금 장치 사용이 명시돼 있다”고 했다.

수갑, 족쇄, 마틴 체인을 이용해 사람의 이동을 제한하는 장면. /유튜브 캡처

과거 수갑·족쇄를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난동이 일어난 적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1년 9월 아이티 출신 불법 이민자 1만5000명을 전세 여객기 편으로 추방했을 때, 이들은 머리 위 짐칸 문을 부수고 좌석 쿠션을 뜯어내는 등 파괴 가능한 모든 것을 파괴했다. 아이티에 착륙한 뒤에는 불법 이민자를 태운 다른 여객기가 도착하자 조종사를 폭행하고 미국으로 보내달라며 항공기 납치를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뉴욕포스트는 “최근 진보주의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정책과 관련해 불법 이민자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 수갑과 족쇄를 풀어주지 않아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지난 2월 인도 출신 불법 이민자 104명을 군 수송기로 추방했다. 당시 불법 이민자들은 수송기에 탑승해 인도에 도착할 때까지 40시간 동안 수갑과 족쇄를 차야 했다. /인도 영자지 퍼스트포스트 유튜브 캡처

◇한국 “불법체류자 단속에 족쇄 사용은 허용되지 않아”

한국도 불법체류자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족쇄는 사용하지 않는다. ‘출입국 사범 단속 과정의 적법 절차 및 인권 보호 준칙’을 보면 우리 정부 공무원은 수갑과 포승, 머리 보호 장비 정도만 사용할 수 있다. 족쇄는 사용 가능한 장비 목록에 없다. 현장에서는 수갑을 채우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 변호사 자격이 있는 한 법조인은 “공권력 행사에 동원되는 물리적 수단은 나라마다 차이가 크다”면서도 “혐의에 비해 과중한 수단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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