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도 적은데 노후까지 불안…한국 여성 ‘이것’, 남성과 큰 격차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중앙연구원 발표
연금 수급액서 남성보다 한참 모자라
가입률 낮고 임금 적어 기여액도 낮아
낮은 임금, 경력 단절로 악순환 이어져

한국 여성은 낮은 임금 때문에 연금 수급액에서도 불리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미지투데이

한국 여성의 임금뿐 아니라 연금 수급액에서도 남성과 큰 격차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중앙연구원의 장진희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한국노총 여성노동포럼’에서 ‘성차별적 노동시장과 연금 격차 현황 및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장 연구위원은 국민노후보장패널 분석을 통해 여성의 노동시장 차별이 연금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노동 시간을 통제한 시간당 임금은 여성이 1만2000원으로, 남성(2만306원)의 60% 수준에 불과했다. 국민연금 보험료가 소득을 기준으로 책정되는 만큼, 같은 시간을 일해도 여성의 기여액이 낮아 장기적으로 연금 수급액의 격차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민연금 가입 현황을 보면 격차는 더욱 분명하다. 2023년 남성의 가입률은 63.5%였으나 여성은 46%로 17%포인트 낮았으며, 가입 기간도 여성은 11.6년으로 남성보다 5.7년 짧았다. 이로 인해 국민연금 수급 비중은 남성이 44.9%지만 여성은 19.5%에 그쳤다.

월평균 수급액을 비교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60대 여성은 2013년 남성 수급액의 56%를 받았고, 2021년에도 57.3%에 머물렀다. 70대의 경우 오히려 격차가 심화해 2013년 65.7%에서 2021년에는 57.2%로 낮아졌다. 이는 시대적으로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데다 육아를 전담하는 경우가 많아 경력 단절되는 일이 많아서다. 또 성별 간 고질적인 임금 격차도 한몫한다.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성인지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기준 한국 여성은 남성보다 월평균 임금이 약 29.0% 낮다. 최근 5년간 격차가 소폭 줄긴 했지만, 이는 여전히 OECD 평균의 약 2.6배 수준이다.

장 연구위원은 “성별 임금 격차는 2013년 이후 조금씩 개선됐지만, 연금 격차는 거의 줄지 않았다”며 “낮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과 경력 단절, 짧은 가입 기간, 성별 임금 격차, 유리천장, 이중노동시장 구조 등 노동시장의 성차별적 요인이 여전히 견고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평등 노동공시제 도입, 동일노동 동일임금 실현을 위한 사회적 대화, 비정형 노동자에 대한 사회보장체계 강화, 출산크레딧 확대와 유족연금 개편, 성별 연금 격차의 공식화와 감축 목표 설정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