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5일제도 우리가 먼저"…'고연봉' 금융노조, 총파업 나서는 이유

황예림 기자 2025. 9. 8. 13:38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8일 서울 중구 동아빌딩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사진 첫번째줄 가운데)과 김태희 금융노조 여성위원장(첫번째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사진 촬영하고 있다./사진=황예림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융노조는 "고액 연봉자들의 배부른 투쟁이 아니다"라며 금융권에 주 4.5일제가 먼저 도입되면 약 10년 뒤 국내 전 산업으로 제도가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8일 서울 중구 동아빌딩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주 4.5일제 시행을 목표로 오는 26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다. 2022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지는 금융권 총파업이다.

2022년에는 산업은행 이전과 공공기관 예산 삭감 문제가 주요 쟁점이었기 때문에 시중은행 참여율이 저조했으나 이번에는 전 금융사에 영향을 미치는 주 4.5일제가 핵심 안건인 만큼 시중은행도 총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금융노조는 과거 주 5일제를 예로 들며 금융권부터 주 4.5일제를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10여년의 세월을 두고 국내 전반으로 제도가 확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2002년 7월 금융노조와 시중은행장 등이 합의하면서 금융권에서 국내 최초로 주 5일제를 실시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주 5일제의 경우 금융노조가 먼저 시작해서 국내 전체로 확대되는 데 9년이 걸렸다"며 "지금 주 4.5일제가 금융권에 도입돼도 국내 전 산업군에서 시행하기까지는 굉장히 긴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주 4.5일제를 제일 먼저 시행할 수 있는 곳은 금융권밖에 없다. 영국·이탈리아·독일도 현재 은행권에서 주 4일제를 실시 중"이라며 "제조업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저하 우려가 있지만 국내 은행은 코로나19로 영업시간이 단축됐을 때도 이익을 내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당장 주 4.5일제를 도입해도 생산성 하락을 겪지 않으면서 큰 파급력을 일으킬 수 있는 산업군은 결국 금융권 뿐"이라며 "주 5일제처럼 금융권에서 먼저 도입한 뒤 사회 전반으로 확산해나가는 것이 속도와 순리에 맞다"고 말했다.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는 총파업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는 지적에 대해선 "주 4.5일제는 저출생 등 사회 문제를 극복할 해법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뒤 일각에서는 고액 연봉자들이 과도하게 근로시간을 단축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올해 상반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평균 급여는 6350만원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상반기 급여를 뛰어넘는다.

김 위원장은 "주 4.5일제를 고액 연봉자들의 배부른 소리로 보지 말아달라. 우리는 단순히 금요일 오후에 쉬고 싶다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며 "금융 노동자의 60% 이상이 여성인 현실에서 주 4.5일제는 여성들의 돌봄 부담을 줄여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은행의 여성 근로자들은 극심한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우울증 등을 회복할 시간이 확보된다"며 "국내 세브란스병원의 주 4일제 시범 도입 결과에서도 우울증과 번아웃 완화 효과가 확인됐다. 주 4.5일제는 저출생, 삶의 질 향상, 내수침체 등 국가적 위기를 해결할 결정적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주 4.5일제가 도입됐을 때 금융 접근성과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점포 운영시간 확대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의 점포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지만 주 4.5일제가 시행되면 운영시간을 30분 늘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영업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은행 점포가 금요일에 일찍 문을 닫으면 고객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사측에 점포 운영시간을 30분 정도 뒤로 늦추는 방안을 제안해놓았다"며 "고객들은 점포 운영시간에 대한 민감도가 크기 때문에 평일 월~목 운영시간을 30분 늘리고 주 4.5일제를 시행한다면 오히려 고객들의 불편이 크게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