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4.5일제도 우리가 먼저"…'고연봉' 금융노조, 총파업 나서는 이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융노조는 "고액 연봉자들의 배부른 투쟁이 아니다"라며 금융권에 주 4.5일제가 먼저 도입되면 약 10년 뒤 국내 전 산업으로 제도가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8일 서울 중구 동아빌딩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주 4.5일제 시행을 목표로 오는 26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다. 2022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지는 금융권 총파업이다.
2022년에는 산업은행 이전과 공공기관 예산 삭감 문제가 주요 쟁점이었기 때문에 시중은행 참여율이 저조했으나 이번에는 전 금융사에 영향을 미치는 주 4.5일제가 핵심 안건인 만큼 시중은행도 총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금융노조는 과거 주 5일제를 예로 들며 금융권부터 주 4.5일제를 선제적으로 시행해야 10여년의 세월을 두고 국내 전반으로 제도가 확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2002년 7월 금융노조와 시중은행장 등이 합의하면서 금융권에서 국내 최초로 주 5일제를 실시했다.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주 5일제의 경우 금융노조가 먼저 시작해서 국내 전체로 확대되는 데 9년이 걸렸다"며 "지금 주 4.5일제가 금융권에 도입돼도 국내 전 산업군에서 시행하기까지는 굉장히 긴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주 4.5일제를 제일 먼저 시행할 수 있는 곳은 금융권밖에 없다. 영국·이탈리아·독일도 현재 은행권에서 주 4일제를 실시 중"이라며 "제조업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저하 우려가 있지만 국내 은행은 코로나19로 영업시간이 단축됐을 때도 이익을 내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당장 주 4.5일제를 도입해도 생산성 하락을 겪지 않으면서 큰 파급력을 일으킬 수 있는 산업군은 결국 금융권 뿐"이라며 "주 5일제처럼 금융권에서 먼저 도입한 뒤 사회 전반으로 확산해나가는 것이 속도와 순리에 맞다"고 말했다.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는 총파업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는 지적에 대해선 "주 4.5일제는 저출생 등 사회 문제를 극복할 해법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 뒤 일각에서는 고액 연봉자들이 과도하게 근로시간을 단축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올해 상반기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평균 급여는 6350만원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상반기 급여를 뛰어넘는다.
김 위원장은 "주 4.5일제를 고액 연봉자들의 배부른 소리로 보지 말아달라. 우리는 단순히 금요일 오후에 쉬고 싶다고 요구하는 게 아니다"라며 "금융 노동자의 60% 이상이 여성인 현실에서 주 4.5일제는 여성들의 돌봄 부담을 줄여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은행의 여성 근로자들은 극심한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데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우울증 등을 회복할 시간이 확보된다"며 "국내 세브란스병원의 주 4일제 시범 도입 결과에서도 우울증과 번아웃 완화 효과가 확인됐다. 주 4.5일제는 저출생, 삶의 질 향상, 내수침체 등 국가적 위기를 해결할 결정적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주 4.5일제가 도입됐을 때 금융 접근성과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점포 운영시간 확대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은행의 점포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지만 주 4.5일제가 시행되면 운영시간을 30분 늘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영업하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은행 점포가 금요일에 일찍 문을 닫으면 고객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사측에 점포 운영시간을 30분 정도 뒤로 늦추는 방안을 제안해놓았다"며 "고객들은 점포 운영시간에 대한 민감도가 크기 때문에 평일 월~목 운영시간을 30분 늘리고 주 4.5일제를 시행한다면 오히려 고객들의 불편이 크게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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