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아의 '폭군의 셰프', '정년이' 흥행 곡선·'눈물의 여왕' 기세 [IZE 진단]
아이즈 ize 한수진 기자

'폭군의 셰프'에게서 '정년이'와 '눈물의 여왕'의 파급력이 감지됐다. 임윤아가 김태리, 김지원에 이어 tvN 주말극의 흥행 계보를 잇는 또 한 명의 얼굴로 부상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는 파리 미슐랭 3스타 셰프 연지영(임윤아)이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절대 미각을 지닌 폭군 이헌(이채민)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 끼의 음식이 권력을 흔들고 인물의 감정을 변화시키는 과정을 로맨틱 코미디의 형식으로 풀어낸 드라마다.
'폭군의 셰프'의 시청률 곡선은 이 작품의 성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회 4.9%로 출발한 시청률은 6회 만에 12.7%까지 치솟으며 동시간대 1위를 굳혔다. 전반적인 시청률 하락세가 고착화된 현재, 최근 석 달 동안 방영된 주말 미니시리즈 가운데 두 자릿수를 넘어선 작품은 '폭군의 셰프'가 유일하다. 마지막으로 10%대를 기록했던 주말 미니시리즈는 지난 6월 방영된 SBS '귀궁'이다.
지난해 말 방영된 '정년이'는 1회 4.8%로 출발해 6회에서 13.4%를 기록하며 tvN 주말극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앞서 상반기를 장악했던 '눈물의 여왕'은 최고 시청률 24.9%라는 기록을 세우며 tvN 대표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폭군의 셰프'는 '정년이'와 유사한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도, 시청률 내기가 더욱 어려워진 최근 환경을 고려하면 '눈물의 여왕'의 성취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추이는 대작의 반열로 향할 잠재력을 충분히 입증한다.

'폭군의 셰프'가 주목받는 이유는 장르적 결합이 시청 경험을 확장하는 데 있다. 요리는 맛과 향, 소리와 색을 통해 오감을 자극하는 소재다. 드라마는 이 감각적 즐거움을 권력 다툼과 감정 교류의 순간에 겹쳐 놓아 미식의 쾌감을 넘어 극적 전환을 일으키는 장치로 삼는다.
등장인물들이 연지영의 음식을 맛보는 순간마다 펼쳐지는 과장된 리액션과 화려한 CG는 장면의 재미를 한층 높인다. 단순히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요리왕 비룡'처럼 맛의 충격을 시청각적으로 전달해 시청자가 더 풍부하게 상상하도록 만든다. 더 나아가 '폭군의 셰프'는 이 효과를 권력의 균열과 감정의 변화로 연결해 만화적 재미를 사극 서사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연출을 맡은 장태유 감독은 사극의 긴장과 코미디의 리듬을 치밀한 교차로 엮으며 본 적 없던 유희의 장면을 빚어낸다. '뿌리 깊은 나무'와 '바람의 화원'에서 보여준 치밀한 사극적 디테일, 그리고 '별에서 온 그대', '하이에나'에서 입증한 재치 있는 호흡이 이번 작품에서 절묘하게 결합한 것이다. 세트와 의상, 왕과 대신 등 인물의 위계는 무게감 있지만 대화와 편집은 빠른 리듬을 살려 코미디적 쾌감을 더한다. 그 결과 폭군이라는 공포의 설정은 판타지와 희극의 균형 속에서 새로운 활력을 얻는다.
임윤아의 연기는 이 작품의 상승세를 이끈 또 하나의 동력이다. 연지영이라는 캐릭터는 현대에서 조선으로 타임슬립 해 폭군을 상대해야 하는, 자칫 과도하고 인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설정을 안고 있다. 그러나 임윤아는 생활감 있는 리액션과 능청스러운 코미디 톤으로 이 비현실적 상황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술에 취해 노래하며 주정 부리는 장면이나 태권도 동작으로 분위기를 깨뜨리는 장면은 억지스럽지 않게 웃음을 끌어낸다. 여기에 촬영 전 실제로 요리를 배우며 체득한 손동작과 주방 앞에서 드러나는 프로페셔널한 제스처는 캐릭터의 전문성을 뒷받침해 희극과 리얼리티를 동시에 잡아낸다.

임윤아의 연기가 미쳤다면 이채민의 활약은 놀라움에 가깝다. 실제로 임윤아보다 10살이 어린 이채민은 '바니와 오빠들', '하이라키' 등에서 주연을 맡았지만 다소 미흡한 연기력으로 아쉬움을 샀었다. 그런 만큼 '폭군의 셰프'에서 사극 특유의 말투와 왕이라는 인물의 위엄, 동시에 예민함과 코미디의 균형까지 요구되는 다층적 역할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러나 이채민은 폭군의 날 선 긴장과 인간적인 균열을 설득력 있게 담아내며 기대를 넘어섰고 임윤아와의 호흡에서도 신선한 긴장과 균형을 만들어냈다.
임윤아가 물오른 코미디 연기로 판타지적 설정을 현실에 밀착시킨다면, 이채민은 예상 밖의 안정감과 신선함으로 그 균형을 지탱한다. 여기에 연지영과 이헌의 티키타카는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묘미를 만들어낸다. 자유분방한 셰프와 까칠한 왕의 상반된 기질이 부딪힐 때마다 웃음과 예측 불가한 전개가 더해져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덕분에 '폭군의 셰프'는 tvN 토일극이 지난해 '정년이' 이후 다소 주춤했던 흐름을 반전시키며 다시 한번 대형 흥행작의 탄생을 예감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 전개될 '폭군의 셰프'에서는 임윤아와 이채민의 본격적인 로맨스와 함께 공물을 건 명나라와의 요리 경합이 중심 서사로 펼쳐질 예정이다. 두 배우의 호흡이 달콤한 설렘을 넘어 국가의 명운까지 걸린 대결로 확장되는 만큼 '폭군의 셰프'가 7회에서도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대작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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