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현대차도 당분간 미국 출장 보류…몸 사리는 기업들 “앞으로가 더 걱정”
![7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앞에서 관계사 직원들이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포크스턴(美조지아주州)=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8/dt/20250908103447956tmdg.png)
미국 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에 의해 구금된 300여명의 한국인 근로자 사태가 해결 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으나, 기업들의 불안감을 가시지 않고 있다. 재게에선 이번 사태의 여파가 장기간 광범위하게 이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묵인되던 출장 및 근무 형태가 완전히 막힌 데다, 민감한 관세 협상 와중에 대규모 단속이 이뤄져 한미 관계까지 시험대에 오르게 되면서다.
정부가 비자 제도 개선에 나서기로 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사태 수습 의지를 보였으나, 크게 위축된 심리가 단기간에 회복될지는 불투명하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업들은 기존의 미국 출장 관행을 점검하고 제도적 보완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협력사 포함 300명이 넘는 인력이 단속된 LG에너지솔루션은 임직원들에 대해 고객 미팅 등을 제외한 미국 출장은 전면 중단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현재 출장자도 업무 현황 등을 고려해 즉시 귀국하거나 숙소에서 대기하도록 했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현대차는 당분간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국 출장을 보류하도록 했다.
또한 미국에 있는 주재원 등은 적법한 비자를 발급받아 근무 중인 만큼 별도 조치 계획이 없으나, 이민법 및 고용 확인 요건을 철저히 점검 중이라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국내 일부 기업은 미국 비자별로 가능한 업무 범위에 대해 내부 검토는 물론 법무법인 자문을 요청하기로 했다.
미국에 진출한 한 기업 관계자는 “이번 일로 예방 접종을 세게 맞은 만큼 앞으로 출장 가이드라인을 더욱 보수적으로 적용할 것”이라며 “모든 미국 출장은 완전히 원칙적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한미 경제안보 협력의 상징이 된 1500억달러 규모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할 조선업계도 바짝 긴장 중이다.
이들 업체는 당장 대규모 설비 공사가 진행 중인 건이 없지만, 기술 협력이나 현지 사업 조율을 위해 소규모 출장이나 주재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파견자 수십 명 모두 적법한 비자를 발급받아 근무하고 있어 별다른 영향이 없다”면서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마스가로 고조된 한미 조선 협력 분위기가 경색되지 않도록 현지와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은 차제에 한미 간 비자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미국 내 사업에 소극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날 대통령실은 “산업통상자원부 및 관련 기업과 공조 하에 대미 프로젝트 관련 출장자의 비자 체계 점검·개선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최대 1만5000개의 한국인 전문인력 취업비자 E-4 신설을 위해 미국 내 입법에 힘써오고도 법안이 10년 넘도록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에서 언제쯤 제도 개선이 이뤄질지 예상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조선과 배터리, 컴퓨터 등 산업에서 필요한 한국 인력을 미국으로 불러오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회의적 시선이 팽배하다.
기업 관계자는 “애초에 자국 지지층을 위한 무리한 단속을 벌이고는 국내외 비판을 의식해 달래기에 나선 것에 불과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현장 분위기가 너무 달라 기업 혼란만 가중된다”며 “립서비스가 아니라 비자 확대 등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미국으로 보낼 인력을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에 구금된 인력들이 향후 미국 입국에 불이익이 없는 자진귀국 형식으로 돌아오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현장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기업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다들 똑똑히 봤는데 미국 출장을 가라고 하면 불안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며 “앞으로 미국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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