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만남...금투업계에도 소비자보호 강조한 '이찬진 금감원장'
7일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금감원에서 소비자보호 분리 예정
이찬진 "자본시장위해 투자자보호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강조

지난달 이재명 정부 첫 금융감독원장으로 취임한 이찬진 원장이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첫 만남에서 소비자 보호를 강조했다. 이 원장은 취임 직후에도 금융소비자 보호 기조를 강조했고 첫 태스크포스(TF)로 '사전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TF'를 만들기도 했다.
이 원장이 거듭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지난 7일 정부·여당은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새로운 정부 조직 개편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국내금융정책 기능을 재정경제부로 넘긴다. 아울러 금융감독 업무는 새로 만드는 금융감독위원회가 맡고, 기존 금감원 내 소비자보호 기능은 신설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이 맡을 예정이다. 소비자 보호기능이 독립기관으로 분리되는 만큼 이 원장의 기조는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26개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고 자본시장 발전 방안 및 금융투자업계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 CEO와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주요 자산운용사 CEO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찬진 원장은 "자본시장이 외형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은 이 자리에 있는 CEO 여러분과 업계 종사자분들이 노력 덕분"이라며 "다만 외형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과 투자자 편익 제고가 균형감 있게 이루어졌는지는 냉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특히 "사모펀드, ELS 불완전 판매 등 대규모 투자자 피해는 상품의 설계·판매·운용 전 과정에서의 문제였다"며 "이는 고객 보호보다 단기 성과를 중시한 결과라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 내부에서 일어나는 불공정거래도 문제 삼았다. 이 원장은 "직무정보 불법 이용 등 사익 추구 행위는 금융투자업계의 윤리의식과 내부통제 문화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우리 자본시장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취임 후 줄곧 강조해 온 소비자 보호 업무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증권·자산운용사 CEO들에게 "회사의 경영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함에 있어 금융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달라"며 "임직원 스스로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가족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면 판매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자 원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EO들이 직접 소비자 보호 강화를 챙겨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CEO 여러분은 상품 설계·판매·운용, 신용정보 전산시스템의 안전 확보를 위한 투자 및 인력확충 등 영업행위 전 단계에 사전 예방적 투자자 보호 문화가 뿌려 내릴 수 있도록 직접 챙겨달라"고 말했다.
매번 반복하는 금융투자업계의 내부통제 문제도 다시금 강조했다. 이 원장은 "단기 성과를 이유로 스스로 내부통제 사각지대를 만드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며 "내부통제 성패는 CEO의 의지와 실천에 달려있다"고 했다.
불공정거래 예방 및 퇴직연금 시장 신뢰성 제고도 언급했다. 이 원장은 "고객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불공정행위 위험성과 대응방법에 대한 정보 제공을 강화해 달라"며 "아울러 업무 수행 중에 접하는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휘슬 블로어'(부정행위에 대한 내부고발) 역할도 적극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퇴직연금사업자인 증권사와 상품공급자인 자산운용사에 대한 가입자의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표적인 라이프사이클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중심의 운용을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수익률이 제고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CEO들은 모두 이찬진 원장 발언에 공감하며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통해 인공지능(AI) 등 미래성장 산업으로 자금이 원활히 흐를 수 있도록 금융투자업계가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증권사 법인지급결제 및 신기술사업금융업 추가 등록 허용, 중기특화 증권사 제도의 실효성 제고 등 기업활동의 효율적 지원을 위한 제도 개선도 요청했다.
이찬진 원장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여러 의견을 제시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시장 및 업계와 소통을 더욱 강화해 현장과 떨어지지 않는 감독행정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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