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15세 요절 소년' 성인 선포… "밀레니얼 세대 최초"

박지윤 2025. 9. 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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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을 앓던 끝에 1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 소년 카를로 아쿠티스(1991~2006)가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밀레니얼 세대 성인(聖人)'으로 공식 선포됐다.

생전 아쿠티스는 전 세계에서 일어난 성체 기적과 마리아 발현 등을 정리한 웹사이트를 제작해 '인터넷의 수호성인'으로 불렸다.

아쿠티스는 초등학생 때 독학으로 컴퓨터 코딩을 익혔고, 15세에 급성 백혈병으로 숨지기 전까지 본인이 만든 웹사이트를 통해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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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백혈병으로 숨진 카를로 아쿠티스
'인터넷 활용' 가톨릭 포교… 공로로 인정
7일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 앞에 '밀레니얼 세대 첫 성인'으로 선포된 카를로 아쿠티스의 태피스트리가 걸려 있다. 바티칸=로이터 연합뉴스

백혈병을 앓던 끝에 15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탈리아 소년 카를로 아쿠티스(1991~2006)가 가톨릭 역사상 최초의 '밀레니얼 세대 성인(聖人)'으로 공식 선포됐다. 생전 아쿠티스는 전 세계에서 일어난 성체 기적과 마리아 발현 등을 정리한 웹사이트를 제작해 '인터넷의 수호성인'으로 불렸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레오 14세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6만 명 이상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아쿠티스에 대한 시성식을 집전했다. 1920년대 빈자와 병자들을 위한 자선 사업에 헌신하다가 24세에 요절한 이탈리아인 피에르 조르조 프라시티(1901~1925) 역시 이날 성인품에 올랐다.

교황은 시성식에서 "복자(福者) 카를로 아쿠티스 등을 '성인' 반열에 올리고, 온 교회가 경건한 신심으로 이분들을 성인으로 공경하도록 결정한다"고 공표했다. 이어진 미사 강론에서는 "병마가 덮쳐 생을 단축했을 때조차 이들은 신을 사랑하고 헌신하기를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복자는 가톨릭 교회가 선종한 신도를 부르는 존칭 중 하나로, 거룩한 삶을 살아 공경받을 만하다고 인정되는 이에게 기적의 유무를 조사한 뒤 교황이 수여하는 호칭이다.

아쿠티스는 초등학생 때 독학으로 컴퓨터 코딩을 익혔고, 15세에 급성 백혈병으로 숨지기 전까지 본인이 만든 웹사이트를 통해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파했다. 이른바 '신의 인플루언서'로 불렸으며, 사망 14년 후인 2020년 복자 칭호를 받았다. 당시 췌장 질환을 앓던 브라질의 7세 소년이 아쿠티스의 티셔츠 유품을 접하고 완치된 일이 기적으로 인정받은 게 계기가 됐다. 그 후 2022년 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20대 코스타리카 여성이 아쿠티스 묘역을 찾은 모친의 기도로 빠르게 회복한 일도 두 번째 기적으로 인정받아 이번 시성이 결정됐다.

AP통신은 이날 시성식에 참석한 신도 중 상당수가 밀레니얼 세대와 어린 자녀를 둔 부모였다고 전했다. 아쿠티스와 프라시티의 시성 자체는 전임 교황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 생전에 결정됐지만, 올해 4월 그의 선종으로 수개월간 시성식이 연기됐다가 이날 거행됐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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