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배탈인 줄 알았는데”…청년층서 늘어나는 ‘이 질환’[건강패치 2030]

권나연 2025. 9. 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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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지마 2030] 대장 관련 질환 증가하는 청년층

"아무런 증상도 없었는데 대장암 진단을 받았어요."

3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올해 직장인 건강검진에서 충격적인 결과를 들었다. 평소 체력도 좋고 건강하다고 생각했는데 '대장암 초기'라는 것이었다. A씨는 "처음에 의사 얘기를 듣고 검사 결과지가 바뀐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라며 "30대가 됐으니 그냥 대장 검사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지, 아픈 곳이 없어서 암은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사실 '대장내시경 검사는 40대부터 하면 된다'는 얘기가 있다. 국내 대장암 검진 권고안에도 부모나 형제가 대장암을 겪은 가족력이 있다면, 40세부터 5년 주기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2030 청년층에서도 대장 관련 질환이 늘고 있는 만큼, 조기에 내시경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배탈 잦다고만 생각했는데"…2030 '염증성장질환' 급증

젊은층에서 염증성장질환인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의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염증성장질환은 면역 체계 이상으로 장 조직이 공격을 받아 생기는 질환이다. 만성적인 복통과 설사, 혈변(피가 섞인 대변), 피로감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궤양성대장염은 대장과 직장에만 염증이 생긴다.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에 걸쳐 위장관 곳곳에 염증이 생긴다는 점이 궤양성대장염과의 차이점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3만3238명에 달했다. 이는 10년 전인 2013년 1만6138명과 견줘 약 2배 늘어난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20대가 31.2%로 가장 많았다. 이어 △30대 25.1% △40대 15.3% △10대 15.1% 순으로 나타났다. 20~30대 청년층 환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실정이다. 잦은 설사와 혈변을 그저 단순한 배탈로 여겨 방치하면, 장 협착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검사가 중요하다.

대장암, 초기에는 증상 없는 환자도 많아

식습관이 점점 서구화되면서 젊은층의 대장암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2022 란셋 소화기저널(Lancet Gastroenterol Hepatol)≫에 따르면 한국의 20~49세 인구 10만명 당 대장암 발병률은 12.9명으로, 전 세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A씨처럼 대장암은 암이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 증상이 없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대장내시경은 검사 전 식단을 관리하고 장 정결제 복용 후 대장을 청소하는 과정이 번거로워서 검사를 기피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약 90%에 달하기 때문에, 대장암 가족력이 없더라도 건강검진 때 미루지 말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A씨도 "대장암에 걸렸다는 게 너무 충격이고 믿기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냥 한번 검사해 본 게 천운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규칙적인 운동은 대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식습관과 운동 중요"…대장 건강 지키려면

대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채소를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또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도 대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박지원 서울대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여러 연구에 따르면 육류와 가공육 위주의 식습관이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복부 비만을 유발하는 고열량 식단도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신체활동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박 교수는 "신체활동이 적은 사람은 대장암 위험이 올라간다"며 "운동량이 적으면 장의 운동이 떨어져서 대변이 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서 건강에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체 활동을 많이 하면 복부 지방이 줄어들어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흡연과 음주도 대장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박 교수는 "흡연자는 비흡연자 보다 용종 발생 위험이 1.7배 높다"며 "하루 20개비 이상 담배 피우는 사람은 암이 될 가능성이 높은 용종이 생길 위험이 일반인보다 3.4배 높다는 연구가 있다"고 전했다.

[코메디닷컴이 심층기획 '아프지마 2030'을 통해 청년들의 건강한 일상을 응원합니다. 이번 기획은 청년들이 유의해야할 건강 정보를 담은 <건강패치 2030>,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토닥토닥>, 건강 정보의 핵심만 쏙쏙 담은 <숏메디>로 진행됩니다.]

권나연 기자 (kny8@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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