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금 한국인들, 이르면 10일쯤 귀국 전세기 탈 듯

정부 현장대책반장 “개별 의사 확인 필요”
“희망자 신속히 한국 보내려 최대한 노력”

조기중(왼쪽) 주미대사관 워싱턴 총영사가 7일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디레이 제임스 교정 시설에서 한국 취재진과 만나고 있다. 포크스턴=권경성 특파원

미국 조지아주(州) 이민 당국 시설에 구금돼 있는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이 이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10일쯤 귀국 전세기를 탈 것으로 보인다.

정부 현장 대책반을 이끌며 구금된 한국민 영사 지원을 총괄하고 있는 조기중 주미대사관 워싱턴 총영사는 7일(현지시간) 한국인들이 갇혀 있는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디레이 제임스 교정 시설에서 한국일보 등과 만나 이들이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시점에 대해 “수요일(10일)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설의 운영 주체는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다.

앞서 대통령실은 한국시간으로 7일 미국과의 석방 교섭이 마무리됐다며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세기가 우리 국민 여러분을 모시러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는 포크스턴 구금 시설에서 남쪽으로 63㎞, 차로 50분 거리인 플로리다주 잭슨빌 국제공항에서 이륙할 가능성이 크다. 조 총영사는 “전세기 운용과 관련해 기술적으로 협의해 보니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공항이 잭슨빌 공항이었다”고 말했다.

관건은 얼마나 신속히 귀국 의사가 있는 이들을 추려 내느냐다. 조 총영사는 “개별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것을 내일부터 시행할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진행해 원하는 분들은 빨리 한국으로 갈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귀환이 추방 형식으로 이뤄질 경우 당사자들이 앞으로 미국 입국 비자를 받기가 힘들어질 공산이 크고, 그런 불이익 때문에 구금된 한국인 중에 강제 추방에 동의하지 않고 이민 재판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힌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총영사는 “전세기는 희망하는 분들 전체 숫자를 감안해 한 번에 다 갈 수 있도록 운영될 것”이라며 “희망하는 분들은 최대한 신속히 한국으로 보내 드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6일 미국 조지아주 최남단 포크스턴에 있는 디레이 제임스 교정 시설. 한국인 300여 명이 구금돼 있다. 건물마다 철조망이 촘촘하다. 포크스턴=권경성 특파원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등 주미 한국 공관에 소속된 외교부 당국자들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포크스턴 시설에 구금된 한국민들과의 면담을 진행했다. 여성 10여 명은 포크스턴 시설에서 북서쪽으로 327㎞, 차로 약 3시간 30분 거리인 스튜어트 구금 센터에 갇혀 있다고 한다. 조 총영사는 “영사 면담은 일차적으로 다 마쳤다”며 “여성분들이 수감돼 있는 시설도 거의 오늘 중 다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구금된 이들의 상태는 안정적이라는 게 조 총영사 전언이다. 그는 “다 모여 계신 식당에서 제가 봤는데 다들 잘 계신다”고 말했다. 다만 “(물론) 자택에서 계시는 것만큼 편안하지는 않다”고 부연했다.

앞서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은 4일 미 조지아주 서배나 인근 엘러벨에 있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기습해 한국인 300여 명이 포함된 475명을 불법 체류·노동 혐의로 체포·구금했다.

포크스턴(미국 조지아주)=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