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이자 기재위원장 “공공기관 알박기금지 이재명 정부부터 하자… 예타기준 완화 동의”

이종현 기자 2025. 9. 8.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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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기획재정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남강호 기자

임이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이 민주당이 추진하는 ‘공공기관장 알박기 금지법’에 대해 소급 적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기준을 높이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이다.

임 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 기재위원장실에서 진행한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여당의 경제 정책에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대화할 수 있는 부분은 토론하면서 협의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소속인 임 위원장은 경북 상주·문경을 지역구로 둔 3선 의원으로 헌정사 첫 여성 기재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기재위 차원의 기업 현장 방문을 늘리는 등 현장, 소통을 강조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임 위원장은 여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공공기관장 알박기 금지법’에 대해서 소급 적용을 제외한다면 토론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여당은 공공기관장과 대통령 임기를 일치하는 내용의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은 소급 적용할 지가 관건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기관장부터 적용할 지, 앞으로 이재명 정부에서 임명할 기관장부터 적용할 지에 대한 여야의 생각이 다르다. 임 위원장은 “소급적용은 위헌 소지가 있다”면서 “이 법을 이번 정부부터 적용한다고 하면 우리도 안 받을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에서도 추진한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대상 사업 기준 상향에도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타 제도 개편은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임 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공감대가 높다.

임 위원장은 “예타 기준이 26년째 그대로인데, 그동안 국내총생산(GDP)이나 물가상승률, 인건비 변화 등을 감안하면 올리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민주당도 같은 입장이라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임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세법 개정안과 한미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 소득주도성장이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원인은 현장과 시장을 무시했기 때문”이라며 “이재명 정부 정책도 국가만능주의로 흐르고 있어 (같은 실수를 반복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민간 주도 성장에 나선 이유는 문재인 정부 때 재정적자가 심화되고, 고령화로 복지 지출이 높아진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그런데 이재명 정부는 국가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과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큰 국가를 지향하는 경제 정책을 쓰면 재정 지출 증가가 불가피하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증세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 첫 세법 개정안에서 법인세 인상, 증권거래세 인상,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강화 등이 나온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임 위원장은 “기업과 개인투자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는데, 노란봉투법이나 상법으로 기업 경영 환경까지 어렵게 만들어버리면 어떻게 기업이 버틸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증세 정책이 소득재분배를 위해서라는 정부·여당의 설명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임 위원장은 “소득의 뿌리 자체가 말라버리는 상황이 되면 재분배도 불가능하다”며 “확장재정을 하다 보니 이재명 정부 말기에는 D1(국가채무)이 58%에 달할 것이라고 하는데, 정부가 데드라인으로 잡은 60%를 이재명 정부가 다 끌어다 쓰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미 관세 협상 결과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기대를 많이 했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된 게 없다”며 “농축산물 개방에 대한 확실한 답도 없고, 철강이나 알루미늄에 붙는 50% 관세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찾길 바랐는데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또 한미 관세 협상 결과나 기획재정부가 포함된 정부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기재위원장인 자신에게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 위원장은 “협치를 하자고 하면서도 정보는 제대로 주지 않는다”며 “이런 오만함은 오래 갈 수 없다고 본다”고 했다.

임 위원장은 9월 정기국회와 10월 국정감사는 한미 관세 협상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꼼꼼하게 따지고 지원 대책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 본인이 관세 인상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기업을 돕기 위한 금융지원 특별법 제정도 준비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이자 위원장과 박수영 간사, 권영세, 박대출 의원이 지난 8월 26일 대미 관세 및 노조법(노란봉투법)·상법 개정 등과 관련한 철강업계의 애로 및 건의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를 둘러보고 있다./뉴스1

임 위원장은 “당진, 구미, 경산 등 산업 현장을 다녀보면 중소기업의 영업 이익률이 3~4%에 불과한데 관세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며 “자동차 부품을 비롯해 관세 인상에 취약한 산업을 돕기 위해 특별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안에는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저리 융자, 보증확대, 이자 지원 등 다양한 금융지원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취약산업금융지원기금을 설치하고 한시적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도 가동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임 위원장은 “모든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기 때문에 발로 뛰면서 국민의 목소리를 잘 들으려고 한다”며 “기재위 전체회의를 자주 열어서 국민들의 애로사항에 대해 여야가 치열하게 토론해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상임위가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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