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재계 48시간 美 설득 총력전... 한국인 석방 합의 배경은

조영빈 2025. 9. 8.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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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한국 공장 근로자 구금·체포 사태가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원만한 결말을 맞을 조짐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태 발생 만 이틀째인 7일 미 이민 당국에 체포된 한국인 300여 명에 대한 "석방 교섭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하면서다.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이 대미 투자 규모를 구체적으로 확정짓지 않은 상황에서 300여 명에 달하는 한국인 구금 사태가 향후 협상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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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례적 "유감" 표명 등 강력 대응
한국인 근로자 '강제 추방' 방지 측면도
美 '대미투자 악영향 우려' 염두 가능성
6일 미국 당국의 이민 단속으로 체포된 현대차-LG엔솔 배터리공장 건설 현장 직원들이 수감돼 있는 있는 조지아주 포크스턴의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한국 공장 근로자 구금·체포 사태가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원만한 결말을 맞을 조짐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태 발생 만 이틀째인 7일 미 이민 당국에 체포된 한국인 300여 명에 대한 "석방 교섭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하면서다. 정부 입장에선 사태 직후 민관이 대미 설득 총력전을 벌인 데다, 이번 사태가 한국의 막대한 대미 투자 흐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미국 측 우려도 일정 부분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강 실장은 이날 고위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정부 부처와 경제 단체, 기업이 한마음으로 신속히 대응한 결과, 구금된 근로자의 석방 교섭이 마무리되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과 외교부뿐 아니라 재계 측에서도 사태 발생 직후부터 전방위적으로 물밑 교섭을 벌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사태 발생 직후 관계 당국의 각 급에서 미국 측을 접촉해 한국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로) 가장 애가 탈 수밖에 없는 우리 기업들도 여러 루트를 통해 미국에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가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에 대해 자진 출국 형식으로 조기 귀국시키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이 강제 추방될 경우 향후 입국 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해 근로자 개인은 물론 해당 기업에 피해가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태는 한국의 대미 투자와 관련한 구체적 이행 방식을 두고 양국 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벌어졌다. 한국 기업들 입장에선 이번 사태가 대미 투자와 한미 간 산업 협력의 난관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을 설득했을 개연성이 크다. 미국 입장에서도 한국이 대미 투자 규모를 구체적으로 확정짓지 않은 상황에서 300여 명에 달하는 한국인 구금 사태가 향후 협상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외교부는 사태 발생 직후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우리 국민의 권익이 부당하게 침해돼서는 안 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동맹국인 미국을 향한 한국 정부의 유감 표명은 이례적이다. 특히 우리 기업의 자본이 대거 투입되는 한미 간 산업 협력이 논의되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은 것이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도 6일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 요청으로 이뤄진 통화에서 "양국 신정부 출범 뒤 첫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형성된 두 정상 간 신뢰관계와 협력 모멘텀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한국인 체포 장면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 홈페이지에 그대로 노출된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한미 차관 통화는 미국 측 요청에 따라 진행됐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이번 사태가 한미 동맹 현대화 논의와 한국의 대미 투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미 정부 차원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는 얘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르면 8일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금된 우리 국민들의 귀국 지원 등 영사 조력 상황을 점검하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등을 만나 유사 사태 재발 방지에 대한 협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조 장관은 이날도 LG에너지솔루션 측과도 별도 면담을 가졌다. 조 장관은 우리 국민들의 조기 석방과 안정적인 대미 투자 여건 조성을 위한 방안을 협의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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