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괴 범죄 느는데 안일한 경찰…“신고자가 차량까지 알려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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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에서 20대 남성들이 초등학생 유괴를 시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괴 범죄 증가 추세에 경찰의 안이한 대응까지 확인되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초등학교 저학년 딸을 둔 서대문구 주민 강아무개(45)씨는 "최근에 이사를 오면서 아이도 학교를 옮기게 됐는데 이런 일이 터졌다"며 "경찰에서 처음 신고를 받고도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하는데 이해가 되질 않는다. 주민들이 모인 단체대화방에서도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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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에서 20대 남성들이 초등학생 유괴를 시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유괴 범죄 증가 추세에 경찰의 안이한 대응까지 확인되면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7일 대검찰청의 연도별 범죄분석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13살 미만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약취유인(유괴) 범죄 건수는 2013년 84건에서 2023년에는 204건으로 약 2.5배로 늘어났다. 아동 대상 약취유인 범죄는 2017년에 120건으로 세자릿수를 넘어섰고 2023년에는 200건을 넘어섰다. 아동을 포함한 전체 약취유인 범죄 건수 역시 2013년 190건에서 2023년에 349건으로 늘긴 했으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더 많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전체 약취유인 범죄 가운데 아동 대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44.2%에서 2023년에는 58.5%로 높아졌다. 미성년자 대상 약취유인 범죄(경찰청 자료)는 2020년 158건에서 지난해 316건으로 4년 만에 2배 많아졌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유괴 미수 사건이 발생했지만 경찰이 ‘뒷북 대응’을 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켰다. 친구 사이인 20대 남성 3명은 초등학교 근처에서 차를 타고 접근해 세 차례에 걸쳐 초등학생 4명에게 “귀엽다. 집에 데려다주겠다”고 말하며 유인하려 했다. 당시 폐회로텔레비전(CCTV)에는 피의자들의 차량이 멈춰 서고 초등학생들이 뛰어서 도망치자 피의자들이 차량으로 후진하며 따라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은 최초 신고를 접수한 뒤에는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공지했으나 며칠 뒤 추가 신고가 들어온 뒤에야 피의자들을 긴급체포했다. 최초 신고로부터 엿새가 지난 시점이었다. 이들은 경찰에 붙잡힌 뒤 “전날 회식을 한 뒤 자고 일어나서 짬뽕을 먹고 가는 길에 ‘장난 한번 하자’고 해서 벌인 일”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서대문경찰서는 이들 중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지난 5일 법원은 “피의자의 혐의 사실, 고의 등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7일 피의자 3명의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들의 모의 정황을 추가 수사한 뒤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미성년 자녀를 둔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딸을 둔 서대문구 주민 강아무개(45)씨는 “최근에 이사를 오면서 아이도 학교를 옮기게 됐는데 이런 일이 터졌다”며 “경찰에서 처음 신고를 받고도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하는데 이해가 되질 않는다. 주민들이 모인 단체대화방에서도 난리가 났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의 박아무개(42)씨는 “집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가까워서 등하교를 아이가 혼자 하는데, 이상한 사람 만나면 대꾸도 하지 말고 친구들과 같이 다니라고 신신당부했다”고 했다. 한 서대문구 맘카페에서는 ‘최초 신고자가 범행 차량을 잘못 묘사해 피의자를 찾지 못했다’는 경찰 해명에 대해 “신고자가 차량까지 정확히 알려줘야 하나. 경찰이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 관련 사건에는 과하리만큼 확인했어야 하는데 (초기에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그런 부분은 매우 아쉽다. (피의자들이) 3회에 걸쳐서 (약취유인) 범행을 한 만큼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보고 강경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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