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인턴기자단 청년노동 프로젝트]‘폭우 속 7천 원’… 달릴 수밖에 없는 청년 라이더
조례 시행·지원 대책에도
체감 효과는 적어
제도·현장 잇는 창구 절실

“이륜차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과 사고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합니다.”
임철우(32) 라이더 유니온 광주지부 사무국장은 배달 노동 현장의 가장 절실한 문제로 ‘안전’을 꼽았다.
배달 플랫폼에 종사하는 다수는 청년층으로, 안전 문제는 곧 청년 노동 현실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악천후나 장거리 배달 요청을 거절하면 플랫폼 측에서 콜을 주지 않는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결국 생업 유지를 위해 위험한 주문도 받아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일부 라이더들의 경우 계약 과정에서 콜 거절이나 취소가 잦으면 배차 자체가 줄어든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지난 8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슴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며 배달을 이어가는 광주의 한 라이더 영상이 확산됐다.
당시 광주에는 일 강수량 426㎜가 쏟아졌다. 해당 라이더는 한 건에 7천 원을 지급받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2025년 최저시급(1만30원)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폭우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배달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여기에다 라이더들은 과속이나 신호위반을 원하지 않지만, 프로모션 제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위험을 감수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여러 건을 완료해야 추가 수당이 지급되는 구조로, 같은 시간대에 여러 기사가 동시에 참여하다 보니 경쟁적으로 위험한 배달에 내몰린다는 것이다.
광주의 도로 여건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장기간 이어진 지하철 공사로 도심 곳곳에서 도로 파손과 땅꺼짐 위험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촉박한 배달 시간, 콜 거절 불이익, 미비한 안전 교육이 겹쳐 사고 가능성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2023년 ‘배달노동자 안전 및 노동환경 개선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에는 지자체가 5년마다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하고, 배달 사업체에 안전 대책을 권고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제도 마련 이후 배달 노동자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으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 국장은 “2019년 배달 노동자들을 대표하기 위해 결성된 라이더 유니온도 현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아직 인지도는 낮다”고 설명했다.
광주노동권익센터에 따르면 지역 내 배달 노동 인원에 대한 정확한 통계조차 없어 실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김현정 광주노동권익센터 플랫폼 이동노동사업부장은 “광주에서 배달 노동을 하는 인원이 얼마나 되는지조차 통계가 없다”면서 “단체가 직접 찾아가지 않으면 소통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센터는 생수 나눔, 안전 교육, 대학 캠페인 등을 이어왔지만 현장 라이더들은 이를 접해본 적이 드물다고 호소한다. 지원은 이어지고 있으나 실제 현장까지 닿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청년 노동자들이 제도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승남 광주노동권익센터 노동권익팀장은 “사회적 합의와 결정을 내리는 자리에서 청년이 보이지 않는다”며 “청년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참여 창구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윤주·제진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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