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육사, 톰 행크스 공로상 시상식 돌연 취소... 트럼프 눈치?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를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던 웨스트포인트(미국 육군사관학교) 졸업생협회가 시상식을 약 3주 앞두고 전격 취소했다. 행크스의 정치 성향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웨스트포인트가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웨스트포인트 졸업생협회는 오는 25일로 예정됐던 ‘실바누스 세이어 상’ 시상식을 취소한다고 지난 5일 밝혔다. 이 상은 웨스트포인트 졸업자가 아닌 사람 중에서 ‘의무(Duty)’ ‘명예(Honor)’ ‘조국(Country)’이라는 학교의 핵심 가치를 실천한 인물에게 수여한다. 지난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받았고, 올해는 지난 6월 행크스가 수상자로 선정됐다. 1994년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베트남전 참전 용사 역할을 맡은 그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밴드 오브 브라더스’ ‘더 퍼시픽’ 등 제2차 세계대전 소재 영화·드라마에 직접 출연하거나 제작자로 나서 참전 용사의 위상을 높였다고 평가받는다. 또 워싱턴 DC 2차대전 기념비 조성에 앞장서고, 뉴올리언스 2차대전 박물관 설립 기금 모금도 주도했다.
수상자 선정 당시 협회는 “행크스는 미군 장병을 긍정적으로 묘사하고 참전 용사와 그 가족을 보살폈다”고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시상식을 취소하면서 “이번 결정으로 웨스트포인트는 미 육군 장교로서 군대를 이끌고 싸워서 승리할 수 있도록 생도들을 준비시키는 본래 임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행크스의 수상 자체를 취소하는지는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결정에 행크스가 민주당 지지자라는 점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행크스는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당시 패배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듬해 1월 패배에 불복한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 인증을 저지하기 위해 미 의회에 난입했을 때는 바이든 정권 인수위 주최로 TV 방영된 행사에 나서 “최근 몇 년간 미국은 깊은 분열과 심각한 원한을 겪어 왔다”고 말했다. 2016년 오바마로부터 대통령 자유 훈장을 받았고,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 지지자들을 흉내 내며 조롱한 적도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시상식이 트럼프 시대의 정치와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라면서 “시상식 취소는 트럼프 취임 이후 웨스트포인트와 다른 군사 학교에서 일어난 여러 변화에 따른 조치”라고 분석했다.
웨스트포인트는 트럼프 취임 이후 정치적 논란에 잇따라 휘말렸다. 바이든 정부 시절 인종차별 논란으로 철거됐던 남북전쟁기 남부연합군 지휘관 로버트 리(1807~1870) 장군의 대형 초상화를 최근 복원했다. 올 초에는 군대에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트럼프 행정부 기조에 맞춰 성별·인종·민족을 중심으로 하는 생도 클럽 12개를 잠정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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