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전 회장 복귀? 경제계 엇갈린 반응
“과거 피해기업 많은데 환영할까?”
SK에코플랜트가 자회사 SK오션플랜트(옛 삼강앰앤티)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신생 사모펀드 디오션자산운용을 선정하자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조선업 경영에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강 전 회장 경영 복귀설에 대한 경제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강 전 회장 복귀 관측이 나오는 것은 디오션자산운용 임원 구성과 소유 구조 때문이다.
디오션자산운용은 지난해 3월 디오션파트너스로 자본금 15억 1000만 원으로 신규 설립했다가 그해 7월에 디오션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9월에는 자본금을 26억 원으로 늘렸다. 사무실은 서울 중구 퇴계로 광희빌딩에 두고 있으며, 경영컨설팅업·일반사모집합투자업·투자자문업·투자일임업 등을 한다.
정중수 대표이사는 전 STX 재무관리실장을 지냈다. 또 최임엽 이사회 의장은 STX팬오션 전무, STX엔진 대표이사 출신이다. 최근 선임된 이호남 PE본부장은 전 STX 재무기획실장이다. 사실상 'STX맨'들이 이 회사를 움직이는 셈이다.
디오션자산운용은 에스유엠글로벌의 100% 자회사로 알려져 있다. 2016년 디오션인베스트라는 상호로 설립됐다가 2021년 에스유엠글로벌로 사명을 변경했다. 대표이사는 배인 씨와 강선옥 씨다. 배인 씨는 강 전 회장 부인 배단 씨의 특수관계인, 강선옥 씨는 STX 근무 시절 강 전 회장의 비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전 회장 복귀설에 경남 한 경제계 인사는 "경남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세계적인 금융위기 때문에 그룹이 해체됐지만, 최고경영자로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고 또 아직도 국내·외 많은 인맥을 보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그가 경영에 복귀하면 도내 조선업 부흥에 이바지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시작한 강 전 회장은 STX그룹을 재계 13위까지 끌어올리며 '샐러리맨 신화'를 썼다. 쌍용중공업(STX엔진) 인수를 시작으로 대동조선(STX조선해양), 범양상선(STX팬오션) 등을 인수하고 STX건설 등 계열사를 설립하는 등 그룹 외형을 키웠다.
그러나 너무 급격한 사업 확장으로 재무건전성이 낮아진데다 조선·해운업 침체, 세계 금융위기가 겹치면서 그룹은 한순간에 해체됐다. STX조선해양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거쳐 헐값에 매각되거나 사실상 국유화됐다. 그 과정에서 이들 기업과 거래하던 도내 많은 중소기업도 피해를 봤다.
강 전 회장은 2021년 1월 대법원에서 계열사 부당지원과 분식회계 등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이듬해 광복절에 특별사면받았다. 재판 당시 협력업체, 노동조합 등에서도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경제계 다른 한 인사는 "능력이 있어서 SK오션플랜트를 인수하게 된다면 막을 수는 없겠지만 STX와 거래하다 피해를 본 사람이 많을 텐데 그들 눈에 강 회장의 복귀가 좋게 보이겠느냐?"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강 전 회장 복귀 여부를 차치하고, 디오션자산운용의 SK오션플랜트 인수 성공 여부가 더 관건이라는 견해도 있다. 디오션자산운용과 에스유엠글로벌의 자본 규모가 SK오션플랜트를 인수하기에는 턱없이 적어 수천억 원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재무적 투자자를 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