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주도 '속도전' 내놨다…"집값보단 주거 안정에 초점"

김지영 기자, 김평화 기자 2025. 9. 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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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주택공급 대책 한눈에 보기/그래픽=김현정


이재명 정부 첫번째 주택공급 대책에는 연간 수도권 27만가구 공급을 목표로 하는 공급 확장책과 함께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대출 규제가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 의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공공주도 공급 확대가 오히려 민간의 동기를 위축시킬 수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7일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며 매년 27만가구 이상, 향후 5년간 총 135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주요내용은 △공공기관 중심 착공 확대 △유휴부지 및 노후 공공임대주택 개발 △1·3기 신도시 정비사업 속도전 등이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 주도 사업을 중심으로 공급 기반 강화에 나선다.

정부가 공급부족 현실을 인지하고 상징적인 숫자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공급 확대를 선언하면서도 민간 참여를 제약하는 규제는 그대로 유지돼 '엇박자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정부가 제시한 공급 물량과 착공·준공 중심의 정책은 실행 의지를 드러낸 상징적 수치"라면서도 "공공 주도 공급 정책이 시장에서 설득력을 가질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LH가 필지를 매각하지 않고 직접 시행할 경우 사업 안정성은 담보되겠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민간 참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정부가 의도한 속도대로 체감할 만한 공급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주택 공급 부족 상황을 고려할 때 물량보다는 속도가 중요한 시점"이라며 정부 방향성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세부 내용을 보면 과거에 시행됐던 공급 대책이나 이미 시장에서 논의돼온 방안들을 종합한 수준"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랩장은 "중장기적으로 정부의 강력한 주택공급 의지를 피력해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불안감을 다독일 수 있을 전망"이라면서도 "이번 주택공급 대책의 실행력과 속도, 민간의 적극 참여 여부, 투기수요를 줄이면서 실수요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금융 및 규제책과의 조화가 정책 효과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급 계획의 집값 안정 효과에 대해선 평가가 엇갈린다. 윤 랩장은 "공공 주도 공급은 집값 억제보다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고 봐야 한다"며 "공급량은 결국 신축으로 나오고 일부 지역에서는 신축이 오히려 시세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함 랩장은 "매입과 거주를 분리하거나 한 채 더 사두는 단기 투자수요 억제에 도움을 주면서 당분간 거래 진정상태도 지속할 전망"이라며 "가을 이사철 수도권 중심의 매매가 상승 움직임도 제한될 것"이라고 봤다.

정부 대책의 또 다른 축은 수요 억제다. 다만 건설사나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융 접근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신규 분양이나 개발에 나서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6.27 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LTV)을 0%로 묶고, 규제지역 내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초강력 대출 규제를 시행했다. 이번 공급 대책에는 이에 더해 개인 임대사업자 대출 제한과 규제지역 LTV 축소(50%→40%) 등이 포함돼 현행 6억원보다 한도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윤 위원은 "기존 6·27 대책에 이어 추가적인 수요 억제책까지 더해진 상황이라 단기간에 시장이 급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도심 핵심지역에 공급이 더해진다고 해도 실제 물량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속도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방안'은 사업성 부족, 공사비 폭등, 불확실성 같은 시장의 근본 문제를 외면한 채 비효율적인 공공 주도 방식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수요를 억제하고 민간의 동기를 꺾는 모순적 규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결국 이 같은 정책은 시장 혼란과 불신을 키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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