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속도는 높였지만…시장 원하는 주택과는 괴리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모습.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7/dt/20250907151847902irua.jpg)
정부의 이번 공급 대책은 급등한 집값으로 불안해진 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키려는 ‘속도전’ 성격이 짙다. 그러나 속도만 앞세운 공급 대책이고 시장이 원하는 주택과는 괴리가 있어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접 시행하는 사업을 확대해 공급 활성화를 유도하고, LH가 보유한 비주택용지는 정기적으로 주거용으로 전환한다. 수도권 공공택지는 조기 분양을 추진해 사업 속도를 높인다.
특히 서울 접근성이 좋은 우수 입지 공공택지는 선제적으로 분양을 추진해, 단기간 내 공급 물량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공공택지 공급 여력 역시 장기적으로 확충한다.
도심에서는 △노후 공공임대주택 전면 재건축(2030년까지 수도권 2만3000호) △노후 공공청사 등 재정비·복합개발(2030년까지 수도권 2만8000호) △학교 용지를 활용한 주거·교육·문화·생활거점 조성(2030년까지 수도권 3000호 이상) △도심 내 유휴부지 활용 공급(2030년까지 4000호) △1기 신도시 등 정비사업 개선(2030년까지 수도권 6만3000호 착공) △빈집 정비 활성화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활성화(2030년까지 수도권 1만8000호) 등 다양하게 공급을 확대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현재 추진 중인 서울 40만호, 수도권 68만호 등의 공급을 촉진시키고 내년부터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23만4000호의 주택 착공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민간 건설사들의 주택 공급 사업 숨통을 터주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주택건설사업 인허가 제도를 개선하고 환경영향평가에서 까다롭게 적용된 실외 소음 기준을 합리화한다. 학교용지 기부채납 부담도 완화해 민간 사업 추진 부담을 줄인다.
자금 측면에서는 주택 공급 자금 지원을 강화하고, 모듈러 주택 보급을 활성화한다. 공공지원 민간임대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공공·민간이 동시에 공급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공급과 함께 시장 질서 확립도 꾀한다. 자금출처 조사 기반을 정비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의 내실을 다지며 추가 대출 규제도 나서는 등 집값에 영향을 주는 불법 주택 거래 관련 의심 사례 조사를 강화한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정부가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방식에 집중하다 보니 아파트보단 빌라, 다세대, 임대주택이 많은데,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건 여전히 도심 아파트라, 수요와 공급 불일치로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공공임대주택 확대도 한계는 분명하다. 정부가 임대 위주 공급에 방점을 찍으면 단기적 주거 불안 해소에는 도움이 되지만, 시장 심리를 안정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임대 물량이 늘어나면 젊은 세대들의 내 집 마련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공급 대책이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LH 재정·조직 개편과 재건축 규제 완화 등 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크게 위축된 민간공급의 공백을 메꾸는 한편 분양가에 거품을 빼서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취지”라고 평가하며 “LH 조직 재정비, 재정 확대와 재무건전성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성규 목민경제정책연구소 대표는 “공공주도 방식의 공급 대책은 현재 부동산 시장에서의 비중도 15% 내외에 그치는 등 한정적인 데다, LH가 주도적인 시행자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되어 있지만, 부채 등으로 인해 역동적인 사업추진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두성규 대표는 이어 “또 시공사로 민간 건설업체를 선정할 경우, 수익성이 대단히 낮은 공공 건설시장에 민간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 지도 걱정스럽다”며 “민간 건설시장을 활성화시키고 도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위기에 빠진 재건축과 재개발의 사업성과 사업추진 속도를 높여야 하는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환과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에 대한 언급이 없는 등 현실감이 떨어지는 공급방식으로 치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주택공급 대책의 실행력과 속도, 민간의 적극 참여 여부, 투기수요를 줄이면서 실수요자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금융 및 규제책과의 조화가 정책 효과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길 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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