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무더기 체포’ 사태에 조현 외교장관, 직접 방미 추진…정부 총력 대응
미국과 조율 중…아직 확정 일정 없어
이 대통령도 “총력 대응” 외교부에 지시

정부가 미국 이민 당국의 한국인 무더기 체포·구금 사태를 두고 총력 대응에 나섰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사태 해결을 위해 미국을 직접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7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 장관은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이런 의사를 미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 측과 방미 여부를 조율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방미하면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 등을 만나 이번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장관은 한국 국민의 조속한 석방 등 부당한 권익 침해가 발생해선 안 된다는 의견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 이민 당국은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압수수색하면서 475명을 체포했다. 이 중 한국인이 300명 이상인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정확한 수는 해당 기업을 통해 계속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건이 알려진 뒤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과 대미 투자기업의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돼선 안된다”라며 “주미대사관과 애틀랜타 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라”고 외교부에 지시했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 6일 조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회의를 개최했다. 조 장관은 “매우 우려가 크다.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산업부, 경제단체들과도 소통하며 총체적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앨리슨 후커 미 국무부 정무차관의 통화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국무부의 각별한 협조를 요청했다. 박 차관은 한·미 첫 정상회담 이후 신뢰 관계와 협력의 모멘텀을 유지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이번 사태가 발생하고, 특히 한국인의 체포 장면이 공개된 것에 유감도 표명했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단속 이후 홈페이지에 공개한 영상에는 요원들이 한국인의 손발을 쇠사슬로 결박해 버스에 태우는 장면이 담겼다.
김진아 2차관도 조지프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에게 우려와 유감을 전달했다. 정부는 외교 채널을 동원해 각급에서 미국 측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조기중 주미국 대사관 총영사를 반장으로 한 현장대책반도 꾸려졌다.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소속 영사는 전날 조지아주 폭스턴 이민세관단속국 구치소에 수감된 한국인 100여명을 면담했고, 앞으로 나머지 인원도 만날 계획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구금된 국민에게 불편 사항이 없는지 면밀히 파악하고 필요한 사항을 지원하고 있다”라며 “국민이 해당 시설과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면 구금 시설 측과 즉각 협의하고 문제를 시정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가 원만히 풀리지 않으면 한·미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이 “단일 현장에서 이뤄진 최대 규모 단속”(미 국토안보수사국 브리핑)의 대상이 됐다. 해당 공장 건설은 한국의 대표적인 대미 투자 사업이기도 하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태가 한·미의 관세 추가 협의나 동맹 현대화 같은 안보 분야 논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주목된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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