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거래로 '북적'···젊은 열기 가득 찬 미술장터
갤러리 성장·관객 눈높이 '초점'
국내외서 300여 곳 대거 참여
허달재·이이남 등 지역작가 눈길
나인갤러리, 우병출 작가 선보여
박서보 특별전·정선 작품 '인기'
화랑-작가 협업·젊은 작가 발굴
"서울의 열기 광주로 이어져야"


국내 최고의 미술 장터인 키아프(Kiaf·Korea International Art Fair) 서울과 프리즈(FRIEZE) 서울이 미술 애호가들의 많은 관심 속에 치러졌다.
이번 행사는 세계 최정상 갤러리와 작가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 현대 미술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키아프와 프리즈가 열리는 행사장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들어 분주한 모습이었다.

◆'키아프 서울'과 '프리즈 서울'은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는 올해 20여 개 국가 175개 갤러리,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는 30여 개 국가 갤러리 120곳이 참여했다. 키아프는 1층 A·B홀과 그랜드볼룸에서, 프리즈는 코엑스 3층 C·D홀에서 각각 행사를 가졌다.
올해로 24번째를 맞는 키아프는 키아프는 '공진(Resonance)'을 주제로 선정해 예술의 회복력과 공명의 힘을 통해 미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뜻을 담았다.

키아프는 회원 화랑 중심으로 운영됨에 따라 국내 관람객과 젊은 층의 참여가 높은 점이 특징이다. 반면 프리즈는 세계 유수 갤러리들이 참여해 국제적 트렌드와 네트워킹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프리즈는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 무대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이기도 하다.
키아프는 질적 성장을 위해 참가 갤러리의 기준을 높였고, 프리즈 서울은 안목이 높은 관객을 끌어모으는 데 집중했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지역 작가와 눈에 띄는 작품은
키아프에 화랑과 함께 참여한 광주지역 작가는 허달재(이화익갤러리), 이이남(아트파크), 하루.K(갤러리 팔조), 정성준(아뜰리에 아키), 김25(금산갤러리) 작가 등이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작가는 돌아갈 수 없는 고향에 대한 노스탤지어적 정서를 담은 '생각하는 산수'를 내놓았다. 바니타스(Vanitas)는 화려하게 피었다가 금세 시드는 꽃처럼, 생명의 덧없음과 지나간 시간의 공허함을 표현하는 데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마음의 풍경을 떠오르게 한다.
정성준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주제 아래 자신만의 예술적인 시각을 담아낸 작업을 추구해온 작가다. 전시회에서는 '아이스 커피를 원해 그럼 지구를 식혀야지~', '지구행버스 지금 타면 공짜'를 내놓았다.

김25 작가는 오랫동안 색면추상 작업을 하며 색에 몰두해 온 작품세계를 드러낸 'If thou must love me' 'A Wanderer's song' 등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광주에서 유일하게 참여한 나인갤러리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우병출 작가의 작품을 출품했다. 우 작가는 도시를 대상으로 섬세하고 깊이 있는 터치를 통해 삭막함 대신 서정적이며 따뜻함을 전해준다.

이와 함께 표갤러리와 바지우 등은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이우환, 이응노 화백 등의 작품을 선보였고 국제갤러리는 우고 론디노네 등의 해외 작가에 주목했다. 독일 디갤러리, 미국 아트오브더월드갤러리 등 해외 갤러리도 30%가량을 차지했다.
올해 '프리즈'는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 등 아시아권의 갤러리가 대부분을 차지한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가고시안이 무라카미 다카시를 내세우고 화이트큐브는 안토니 곰리, 리만머핀은 서도호와 헤르난 바스의 작품을 내걸었다.


◆행사 성과와 지역의 과제는
올해 키아프에서 가장 큰 성과는 미술시장이 활기를 띨 조짐을 보였다는 데 있다.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한 미술인구의 저변 확대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예년에 비해 젊은 미술 애호가들이 늘고 일부는 직접적인 구매로도 이어져 향후 미술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서울의 미술시장 열기가 광주까지 전해지지 못하는 점은 아쉬움으로 꼽힌다.
1976년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설립된 한국화랑협회는 170여 개 갤러리가 소속돼 있고 키아프, 화랑미술제 등을 개최하며 미술시장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지만 광주는 전남을 포함해 단 두 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양승찬 나인갤러리 관장은 "광주의 경우 화랑협회 소속 회원사가 단 두 곳으로, 타 지역에 비해 현저히 적은 것이 현실"이라며 "화랑과 작가가 협업해 동반 성장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역에서는 이름이 알려진 작가들이 중앙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깝다"면서 "광주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한 만큼 꾸준히 지역에서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이들의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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