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그라울러' 개발, KAI·한화시스템 vs LIG·대한항공... 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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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그라울러' 전자전기 개발 사업 수주를 두고 국내 방산업체들이 정면으로 격돌한다.
KAI와 손잡은 한화시스템은 "전자전기의 재밍 송신장비는 동시다발적으로 전파 방해를 할 수 있는 재밍 신호 생성 기술이 핵심"이라며 "한화시스템은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선행 과제로 '스마트 다중빔 고출력 송신장치' 시제업체로 참여해 국내 처음 개발을 완료했다"고 강조하며 LIG넥스원에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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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기체-장비 통합 설계가 관건"
미·중·러 자체 개발... 韓은 美 의존
1.7조 투입, 2034년 4기 도입 목표
설계냐 장비냐, 기술 둘러싼 신경전

"전자전 항공기(전자전기) 개발 성패는 교란과 공격 성능의 핵심인 '장비'에 달려 있다."(LIG넥스원 관계자)
"플랫폼과 임무장비가 유기적으로 통합되려면 정밀한 '기체 설계'가 필수다."(한국항공우주산업(KAI) 관계자)
'한국형 그라울러' 전자전기 개발 사업 수주를 두고 국내 방산업체들이 정면으로 격돌한다. 지난 2일 제안서 입찰 마감 결과, 국내 고정익 특수목적기 사업을 독식해온 KAI(주관)와 한화시스템, 전자전 장비 분야 강자인 LIG넥스원(주관)과 대한항공 컨소시엄이 맞붙게 됐다. KAI의 수성이냐, LIG넥스원의 시장 진입이냐가 관전 포인트다.
전장의 '눈과 귀'... 고출력 전파 교란, 적 전자신호 수집
전자전기는 △적의 위협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적 통합방공망과 무선지휘통제체계를 무력화해 △아군 전력의 생존성을 높여준다. 전장에서 '눈과 귀'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전투의 주도권을 가르는 핵심 전력이다. 전자전기를 자체 개발해 실전에서 운용하는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정도다. 전자전기가 없는 우리 군은 연합훈련 때 미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EA-18G '그라울러'가 미군의 대표적인 전자전기다.

정부가 한국형 전자전기 개발에 나선 것은 미군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미국은 전자전기를 전략 자산으로 분류해 해외 기술 이전을 제한한다. 예산 1조7,775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2034년까지 독자적인 전자전기를 전력화하는 게 목표다. 기본형(블록-Ⅰ) 2대에 성능 개량형(블록-Ⅱ) 2대가 추가돼 총 4대의 전자전기 도입이 예상된다.
군은 한국형 전자전기에 전파방해 가능 거리를 250㎞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한 출력의 전파를 내보내 적을 교란하는 동시에 적군의 전자신호를 수집하려면 고성능 송·수신 안테나 기술과 함께 오랜 시간 고출력 전파를 송출할 수 있는 내구성이 필수다.
기체 설계 역량은 KAI, 전자전 장비는 LIG넥스원 우세
LIG넥스원은 전자전 장비 분야의 강점을 부각하고 있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지난 47년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함께 핵심 기술을 축적해왔다"며 "지향성 전자공격기술을 실증한 국내 유일의 방산업체"라고 강조했다. 특히 LIG넥스원은 2004년 국내 최초 전투기용 전자전장비(ALQ-200) 국산화를 시작으로, 최근 항공플랫폼 시긴트(SIGINT·신호정보) 체계와 KF-21 통합전자전장비 개발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와 달리 KAI는 항공기 설계·제작 능력에 초첨을 맞추고 있다. 전자전 장비가 제 기능을 수행하려면 기체와 장비의 유기적 통합이 필수라는 것이다. KAI 관계자는 "기체 구조와 전력 공급, 냉각 시스템, 전자파 간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해 단순 개조와 차원이 다르다"며 "고출력 재밍이 조종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려면 정밀한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KAI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무인 항공기의 설계·제작 역량을 갖췄다. 이번 사업이 KF-21의 전자전기 버전인 KF-21EX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도 KAI의 강점이다.
상대 주관사와 경쟁하는 파트너사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KAI와 손잡은 한화시스템은 "전자전기의 재밍 송신장비는 동시다발적으로 전파 방해를 할 수 있는 재밍 신호 생성 기술이 핵심"이라며 "한화시스템은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한 선행 과제로 '스마트 다중빔 고출력 송신장치' 시제업체로 참여해 국내 처음 개발을 완료했다"고 강조하며 LIG넥스원에 맞섰다. 대한항공은 "P-3C 해상초계기 성능 개량, 신형 정찰기 개발 사업인 '백두 1차'에서 민항기 개조 역량을 축적해왔다"며 "전투기 생산이 아닌 중형 민항기 개조 역량은 대한항공이 독보적"이라며 KAI 측 논리를 반박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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