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한인 무더기 구금’에 외신 “트럼프 단속, 아시아계까지 확대”

조문희 기자 2025. 9. 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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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이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한국인 300여명 체포 사태와 관련해 일본 언론이 다른 아시아계 회사로도 단속이 이어질 수 있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미국 언론은 아시아 기업의 대미 투자·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7일 “이번 수색은 미국 정부의 단속이 아시아계 등으로 확대되고 외국계 기업 공장도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일본을 포함해 미국에 거점을 둔 외국계 기업들이 경계심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구속된 한국인들이 B1, B2와 같은 단기 방문 비자나 전자여행허가(ESTA)를 통해 미국에 입국한 뒤 법률상 금지된 노동 행위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을 전하면서 “한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투자 유치는 하면서 외국 기업 노동자에게 비자는 충분히 발급하지 않고 현지에서 바로 고용할 수 있는 숙련 노동자도 찾기 어렵다는 딜레마가 지적되고 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그러면서 반도체, 조선, 철강, 식품 등 많은 제조업 분야의 한국 기업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미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지만 이번 단속과 유사한 사태를 피하기 위해 인재 확보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짚었다.

닛케이는 “미국은 외국 출신 노동력 인구가 3000만명 이상, 전체의 약 20% 수준으로 산업을 떠받치는 상황이며 불법 이민이 산업을 지탱하는 측면도 있다”며 공장 건설 등 거액 투자를 독려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민자 단속 강화로 정작 미국 제조업 부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우려가 크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하면서 “한·미 양국은 8월 정상회담을 했고 한국은 대미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구금 사태로) 경제 협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이번 이민 단속은 한국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미국에서 사업하는 일의 정치적 현실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제조업 확장을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또 다른 정책인) 이민에 대한 강경한 단속과 충돌했다”고 짚었다.

미국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을 지낸 태미 오버비 올브라이트스톤브리지 선임고문은 NYT에 “(트럼프) 정부는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우리(아시안계) 돈은 원하지만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란 주변 반응을 전하면서 이번 단속이 “아시아 기업들의 (미국 투자·사업 의지에) 냉각 효과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미 이민세관단속국, 국토안보수사국 등은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LG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체포된 인원 중 300여명이 한국 국적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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