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어르신 살린 '야쿠르트 아줌마'...50년 이어진 hy의 사회공헌 [ESG클린리더스]
1975년 임직원들이 사내 봉사단 꾸려
'십시일반' 사랑의 손길펴기회 결성
급여 십시일반...결식 아동 등 도와
2016년엔 'hy 사회복지재단' 설립
1.1만 '프레시 매니저' 네트워크 바탕
배달하며 홀몸 노인 건강·안전 확인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기업 이윤의 일부는 사회를 위해 쓰여야 한다
hy 창업주 고 윤덕병 선대회장
윤덕병 hy 창업주가 강조했던 신념이자 기업 경영 철학이었던 '함께 사는 건강사회 건설'은 자연스럽게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사내 봉사단을 만드는 뿌리가 됐다. 1975년 시작된 '사랑의 손길펴기회'에 함께한 직원들은 '십시일반(밥 열 숟가락이 한 그릇 된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합해 돕는다는 의미)'의 철학을 바탕으로 다달이 급여 일부를 모아 지역 봉사 활동에 나섰다. 독거 노인과 결식 아동, 한부모 가정은 물론 유기된 동물까지 지역 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누구에게든 손을 내밀었다. 지원 범위도 꾸준히 늘려 생활필수품 전달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구할 기회까지 제공해 경제적으로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돕는다.
50년째 사회공헌활동 이어와

기업이 터잡은 사회로부터 얻은 이익을 되돌리자는 선대회장의 유지는 hy의 사회공헌 활동의 방식으로 구체화해 올해로 50년째 이어지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치기 위해 2016년에는 'hy 사회복지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의 대표 사업은 '홀몸 노인 돌봄 활동'이다. 고독사 문제가 우리 사회 문제로 불거지기 전인 1994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홀몸 노인을 돕기 위해 서울시 광진구청과 손잡았다. 전국 1만1,000여 명에 달하는 프레시 매니저, 이른바 '야구르트 아줌마'로 이뤄진 탄탄한 네트워크가 밑바탕이 됐다. 프레시 매니저들은 매일 유제품을 전달하며 홀로 지내는 노인의 건강과 안전을 확인해 건강이나 생활에 이상한 기미가 보이면 즉시 주민센터와 119 긴급 신고를 통해 필요한 도움이 이어지도록 도왔다.
위급한 상태에 빠진 홀몸 노인의 생명을 구한 사례도 있다. 대구시 수성구의 프레시 매니저 박규량씨는 올해 6월 어느 날 이른 아침 홍지윤(65)씨의 전화를 받았다. "병원에 가야 하니 일찍 배달해줄 수 없겠냐"는 내용이었다. 평소와 다른 부탁을 받고 서둘러 홍씨 집을 방문한 박씨는 열린 문 너머로 반쯤 쓰러져 있던 홍씨를 발견했다. 홍씨는 택시만 불러달라고 했지만 급박한 상황이라는 걸 직감한 박씨는 자신의 차량에 홍씨를 태워 병원으로 이송했고 다행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박씨는 "어르신의 상태가 좋지 않았고 119를 호출해도 저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으리란 확신도 없었다"면서 "고민할 시간에 병원으로 모시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한 상황을 넘긴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폭염이 쏟아지던 8월 11일 전북 군산 지역의 프레시 매니저 이현숙(64)씨는 홀몸 노인이 숨진 채 방치되는 걸 막았다. 배달된 제품을 수령하지 않은 걸 이상히 여겨 찾아가 숨져 있는 걸 확인했다. 노인은 행정복지센터가 지정한 안부 확인 대상이었다. 이씨는 “문이 잠겨 있고 대답도 없었다”며 “항상 반갑게 맞아 주셨는데 이젠 뵙지 못하게 돼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이씨 덕에 홀몸 노인이 마지막 존엄성을 지킬 수 있게 된 셈이다.
배달하며 안부 묻고 말벗 역할도

프레시 매니저는 이처럼 홀몸 노인의 안부를 확인하고 말벗이 되는 것 외에도 지역 사회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 중리동에서 20년 가까이 일한 서홍경 프레시 매니저는 담당 지역에서 아동, 노인 등 각종 실종 문자 메시지를 유심히 봐뒀다가 거리를 헤매는 노인을 보고 경찰과 가족에게 인계하기도 했다. 맡은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프레시 매니저 덕에 지역 관공서에서도 hy와 각종 '지킴이' 업무협약을 맺기 위한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김근현 hy 고객중심팀장은 "지역 사정에 밝은 프레시 매니저가 홀몸 어르신의 건강을 보살피기 위해 시작한 홀몸 노인 돌봄사업이 31주년을 맞았다"며 "hy만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꼭 필요한 복지를 지원하고 함께 사는 건강한 사회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뻗어나가는 선대회장의 '건강사회' 정신

hy에 깊게 뿌리내린 선대회장의 '건강사회 건설' 정신은 수많은 가지로 뻗어나갔다.
'기부하는 건강 계단'이 대표적이다. 2014년 hy가 국내 최초로 기획한 건강 계단을 오를 때마다 기부금이 쌓이는 참여형 사회공헌활동이다. 이용자당 10원씩 hy가 매년 적립금을 기부하는데 2020년 이후 매년 200만 명 이상이 건강 계단을 다녀갔고 2014년 준공 이후 누적 이용자는 2,200만 명을 넘는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은 서울시 내 취약 계층에 건강 음료를 지원하거나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홀몸 노인을 위해 쓰인다. 현재 서울 16개 지역에서 운영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주요 브랜드 판매량에 따라 기부금을 적립해 국내외 아동을 돕는 활동도 새로 시작했다. 기관과 연계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 계층을 돕는 'how are you 안부 플러스' 사업도 진행 중이다. 자연재해 구호 활동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2019년 강원 고성군 산불과 올해 경북·경남 산불 및 수해 발생 당시 피해를 입은 주민에게 제품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창립 50주년을 맞은 hy가 사회공헌 지원금으로 내놓은 액수는 450억 원을 넘어섰다. 홀몸 노인 지원 사업만 살펴보면 투입된 지원금이 2017년 8억7,500만 원이었지만 점차 증가해 2021년부터는 매년 30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약 4만 명을 대상으로 평균 9억 원 이상 지원한 셈이다. 변경구 hy 대표는 "앞으로도 hy는 지속가능한 경영 실천에 앞장서며 다양한 사회공헌 캠페인을 지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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