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LED 기술 빼간 대만 업체…대법 “외국 회사도 양벌규정 처벌 가능”

오연서 기자 2025. 9. 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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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직원의 기술유출 행위가 국내에서 이뤄졌을 경우, 양벌규정을 적용해 외국 법인도 국내 직원과 함께 국내에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산업기술보호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만의 엘이디(LED) 생산업체 에버라이트에 벌금 6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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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직원의 기술유출 행위가 국내에서 이뤄졌을 경우, 양벌규정을 적용해 외국 법인도 국내 직원과 함께 국내에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산업기술보호법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만의 엘이디(LED) 생산업체 에버라이트에 벌금 6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국내 엘이디 업체에서 일하던 직원 3명은 퇴사 뒤 대만의 경쟁업체 에버라이트에 입사하면서 국내 산업기술과 영업비밀을 에버라이트에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퇴사 전 회사의 산업기술과 영업비밀을 열람·촬영하고, 대만으로 건너가 이 기술과 비밀이 담긴 문건들을 에버라이트에 보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에버라이트는 하나의 위법행위에 대해 법인과 직원 등 개인을 동시에 처벌하는 양벌규정이 적용돼 함께 재판에 넘겨졌는데, 재판에선 외국 법인에 양벌규정이 적용되는 경우에 한국에 형사 재판권이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에버라이트를 국내에서 처벌할 수 있다고 보고 일부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고, 항소심은 유출된 기술이 단순한 영업비밀을 넘어 국가산업기술보호법의 ‘첨단기술’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벌금을 6000만원으로 올렸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우선 대법원은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되는 행위자와 법인·개인 간의 관계는 행위자가 저지른 법규 위반 행위가 사업주의 법규 위반 행위와 사실관계가 동일하거나 적어도 중요 부분을 규정한다는 점에서 내용상 불가분적 관련성을 지닌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의 영업비밀 등 누설· 취득 등에 대한 의사 합치, 이에 따른 산업기술 및 영업비밀 열람 · 촬영과 영업비밀 무단 유출 행위가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이루어진 이상, 이들이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죄를 범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피고인들의 위반행위는 양벌규정이 적용되는 피고인 회사의 범죄 구성요건적 행위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직원들의 기술 유출 행위 대부분이 한국에서 이뤄졌으므로 이 행위에 대해 양벌규정이 적용된 에버라이트의 범죄도 국내에서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피고인들이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죄를 범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이상 피고인 회사도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 죄를 범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에버라이트에 대한민국 형벌 규정인 부정경쟁방지법과 산업기술보호법 등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의 이런 판단은 양벌규정 적용과 관련해 외국 법인에 대한민국 형사 재판권이 미치는지에 구체적으로 판시한 첫 사례다. 한편 에버라이트에 한국 엘이디 기술을 유출한 한국 직원 3명은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유죄가 확정됐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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