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5] 더 거세진 中 공세…‘AI 생태계’ 승부수 던진 韓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 참가하는 중국 기업의 숫자가 더 늘었다. 격화되는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중국 기업들은 유럽에서 TV와 로봇청소기 등 가격 뿐만 아니라 기술력 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가성비 좋은 카피캣'이라는 선입견을 이겨내고 시장을 선도하기까지 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AI)을 전면에 내세우고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중국 기업들의 약점으로 꼽히는 보안 문제에도 강점이 있다는 것을 이번 IFA에서 적극 어필했다.
◇ 신제품 쏟아낸 中… TCL·하이센스는 AI 기술로 韓 위협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IFA 2025에 참가한 중국 기업의 수는 약 700여곳으로, 전체 1800여곳의 38%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일간지 차이나 데일리가 집계했던 지난해 IFA 2024의 참가 중국 기업 수는 420여곳(전체의 25%)이었다. 숫자와 비중 모두 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 기업들은 다양한 신제품과 신기술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메쎄 베를린 전시장 1층 가전제품 존 중앙에는 로보락, 모바, 에코벡스, 라이펜, 나르왈 등 중국 가전기업의 부스가 자리잡고 있었다.
먼저 글로벌 로봇청소기 점유율 1위인 로보락의 경우 이번 IFA 2025에서 잔디깎이 3종(락모우C1·S1·락네오1)을 새롭게 선보였다. 여기에 기존 로봇청소기 제품군에서도 신제품인 '큐레보 커브2 프로'를 공개했다.
모바의 경우 최근 브랜드 홍보대사로 발탁한 크로아티아 축구선수 루카 모드리치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수조 벽면 청소기를 비롯해 로봇청소기, 믹서기, 전동칫솔, 헤어드라이기, 고데기, 자동 고양이 화장실 등 다양한 제품군들을 선보였다.
에코백스는 잔디깎이 로봇을 비롯해 무선 습식 청소기 등을, 라이펜은 면도기나 헤어드라이기, 전동칫솔 제품군을 공개했다.
삼성전자·LG전자 마찬가지로 홈&엔터테인먼트 존에 부스를 꾸린 중국 TCL이나 하이센스는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TCL은 부스 전면에 115인치 QD-미니 LED TV를 비롯해 AI 기술을 활용해 디스플레이 선명도를 더 극대화하는 '에코 프랜들리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마이크로 RGB TV와 비슷한 기술이다.
이 회사는 음향 기술이나, 에어컨의 에너지 사용 효율을 최대 35% 높여주는 기술 역시 AI를 활용해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하이센스 또한 마이크로 LED TV를 비롯해 AI 로봇, AI 세탁·쿠킹·에어 에이전트 기술 등을 선보였다. 가전기기에 탑재된 AI가 요리나 효율적인 공기질 관리를 돕는다. 세탁기술에서도 최적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 삼성전자·LG전자, AI 생태계 강조… 사용자 경험에 초점
중국의 공세에 맞선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IFA에서 중국 기업들처럼 신제품도 공개했지만, 궁극적으로는 AI 기술을 활용한 제품간의 연결성을 통한 '홈 AI 경험'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갤럭시 워치를 착용한 사용자가 잠에 들면 수면 데이터를 수집해 오늘 몇시에 잠들면 좋을지 최적의 시간을 알려주고, 사용자가 잘 준비를 하면 알아서 블라인드가 내려가고 TV는 꺼진다. 공기청정기 역시 최저소음모드로 전환되는 식이다.
또 마트에서 장을 보고 와서 패밀리 허브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하면 냉장고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넣은 식자재는 냉장고가 자동으로 이를 인식해 업데이트, 유통기한 관리도 해준다.
최근 에너지 문제가 심각한 유럽 시장을 고려한 솔루션도 소개했다. AI 에너지 모드가 전력 사용량을 관리해 주는 등의 기능이다.
삼성전자가 여기서 내세운 강점은 사용자가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알아서 관리해주는 '앰비언트AI(일상에 녹아있는 AI)' 기술이다. 모든 개인정보는 '삼성 녹스' 를 통해 철저하게 보호된다.
LG 역시 모든 가전이 연결된 통일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냉장고는 사용자의 개폐습관을 학습해 자동으로 온도변화를 최소화하고, 사용자가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LG AI 홈을 통해 레시피를 물으면 냉장고에서 적절한 식재료를 추천해준다.
오븐에 들어간 요리가 만들어지는 동안 홈 AI는 적절한 조도와 온도로 조절해주고, 민감한 의류 세탁 방법에 대해서도 AI 홈이 알려준다.
이번 IFA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가전제품들이 AI 기술을 통해 하나로 묶이는 통일성을 강조하면서 중국 기업들과 차별점을 시사했다. 가전제품 각각의 독자적인 AI 기술로 운영되는 것이 아닌, 자체 통합 플랫폼으로 마치 하나의 몸처럼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한 가정에서는 삼성이나 LG 한 브랜드의 가전제품만 사용해야 AI 홈 경험이 극대화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과거 애플이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때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했던 것과 비슷한 사례로 풀이된다.
국내 유통기업 쿠팡 역시 출범 초기만 하더라도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에 많은 투자를 단행, 지금은 소비자들이 쿠팡 생태계에 오히려 익숙해진 상황이다.
노범준 LG전자 HS AI홈솔루션담당 상무는 "이번 IFA 2025에서 'AI 홈'이라는 단어를 조합한 회사는 많지 않다"라며 "LG전자는 홈을 먼저 지향하면서도 이를 구현할 AI 기술이 뒷받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생태계 구축을 토대로 향후 구독 등을 통해 매출 등 수익성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간) IFA 2025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비자들이 AI에 적응하고 나면 조금 더 나은 고객 경험이 생길 것"이라며 "이후에는 부가서비스에 대한 과금도 가능할 것 같다"며 수익 모델에 대한 구상을 털어놨다.
베를린(독일)/글·사진=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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