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0원 빵 파는게 죄야?" 문 닫는 슈카빵…오픈런 '찐' 후기[먹어보고서]
폭우 속 긴 대기행렬…인기 제품 진열 전 '품절'
구성은 개인 베이커리급, 가격은 프랜차이즈 절반
자영업자 반발에 7일 조기 종료…'아쉽다' 반응도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엇이든 먹어보고 보고해 드립니다. 신제품뿐 아니라 다시 뜨는 제품도 좋습니다. 단순한 리뷰는 지양합니다. 왜 인기고, 왜 출시했는지 궁금증도 풀어드립니다. 껌부터 고급 식당 스테이크까지 가리지 않고 먹어볼 겁니다. 먹는 것이 있으면 어디든 갑니다. 제 월급을 사용하는 ‘내돈내산’ 후기입니다. <편집자주>

11시 정각 매장이 열리자 다시 사람들이 몰렸다. 현장에는 구두 순번을 받은 이들과 새로 줄을 선 방문객들이 뒤섞이며 혼선이 벌어졌다. 입장까지는 30분 가까이 더 기다려야 했고, 진열된 빵은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일부 인기 제품은 손에 쥐기도 전에 사라졌다. 직원은 하루 2000여 개의 빵을 구워낸다고 설명했다. 오전·오후 각각 1000개씩, 팝업 옆 글로우성수 매장에서 당일 생산해 공급하는 구조다.
이날 5가지 제품을 골랐다. 990원 소금빵을 시작으로 부추 명란 소금빵(1890원), 마늘버터 소금빵(1890원), 쌀크림빵(2390원), 대추 무화과 깜빠뉴(2990원)까지 총 1만 150원어치였다. 스콘을 제외하고 제품은 1인당 5개까지 살 수 있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우리밀 바게트와 프리미엄 소금빵은 동난 지 오래였다. 제품은 소규모 베이커리에서 볼 법한 신선한 구성이었고, 가격은 프랜차이즈보다 확연히 저렴했다. 매장 곳곳엔 ‘ETF’ 등 재치 있는 문구가 붙어 있어 팝업의 실험적 콘셉트를 드러냈다.

물론 전부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다. 대표 메뉴인 990원 소금빵은 아쉬움이 남았다. 일반적인 소금빵에 비해 결이 적고 겉면의 바삭함도 덜했다. 층층이 겹을 쌓아올린 특유의 식감이 부족했고, 전반적으로 단순한 구움빵에 가까운 인상이었다. 빵 마니아 입장에서는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오랜 대기 끝에 다시 찾고 싶을 정도의 맛은 아니었고, 팬심과 호기심으로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 빵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선 의미를 가진다. ‘990원 소금빵’은 고착화된 제빵 가격 구조에 문제를 제기한 상징적인 시도였다. 슈카 측은 가격 유지의 핵심으로 ‘박리다매’를 언급했다. 팬덤 기반으로 수요를 확보하고, 빠른 회전율을 통해 판매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재료는 대량 매입하고, 임대료는 팝업 형태로 회피해 단가를 낮췄다. 고물가 시대 영리한 사업 전략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마케팅으로 볼지, 유통 혁신의 실험으로 볼지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저가 빵을 시도했다는 이유만으로 도덕적 지탄까지 감수해야 하는 분위기는 과도하다. 슈카빵은 단순한 가격 파괴 이벤트가 아닌, 빵값 구조에 대한 질문이자, 소비자·업계 모두에게 던진 제안이었다. 제빵업계가 신뢰와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한전진 (noreturn@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美 현대차-LG엔솔 공장 급습…"여러 부처가 수개월 준비"
- ‘60억’ 전현무가 떠날 고민하는 강남 고급 아파트는 어디[누구집]
- 남친과 여행하는 사이 6살 아들 ‘아사’…판사도 ‘글썽’ [그해 오늘]
- 아내 물건을 허락없이 처분한 남편, 절도일까?[양친소]
- '어쩔수가없다' 베니스 수상 불발…박찬욱 "이미 큰 상 받은 기분" (종합)
- 분당 공원 화장실서 불에 탄 여성 1명 숨진 채 발견
- 나도 사랑받고 싶은데…평범함 속 비범한 나를 찾아서[툰터뷰]
- “가을 타나 봐” 단순히 넘기면 안 돼는 이유는?
- 폭염·가뭄에 일본 쌀값 또 급등…쌀 대신 '냉동면' 인기[食세계]
- '1골 1도움' 손흥민 "선수들 하고 싶은 플레이 펼친 것 큰 수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