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 53억 전원주택단지, 2년째 ‘0건 분양’…세금 낭비 논란
주민들 “탁상행정의 전형”…군, 지역활력타운 조성 검토했지만 실효성 의문

경북 봉화군이 도시민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조성한 53억원 규모의 전원주택단지가 2년 넘게 단 한 건의 분양 계약도 체결하지 못한 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봉화군은 2019년부터 춘양면 소로리 749번지 일원 2만2714㎡ 부지에 25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전원주택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해 2023년 7월 준공했다. 같은 해 8월부터 가구수의 50% 이상을 도시민에게 우선 공급하는 분양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계약 실적은 전무한 상황이다.
이 사업에는 사유지 보상금 지급과 주택 부지 조성, 도로 포장, 상하수도, 전기·통신 공사, 주차장 조성 등 정주여건 구축을 위해 군비 53억4000만원이 투입됐다. 25개 필지는 각각 495~614.7㎡(150~185평) 규모로 조성됐다.
분양가는 위치에 따라 ㎡당 22만원부터 28만500원(평당 78~90만원)으로 책정됐다. 분양 초기부터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기반시설을 포함하더라도 지역 여건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분양률 저조에 따라 봉화군은 현수막 게시와 언론 광고 등을 통해 분양 홍보에 나섰지만 문의만 간헐적으로 있을 뿐 최종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주택단지의 입지 조건도 분양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군청의 홍보와 달리 면소재지 중심부에서 떨어진 들판 외곽에 위치해 있으며, 진입도로가 협소하고 불편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생활 인프라와 접근성, 가격 모두 매력이 없어 도시민뿐 아니라 지역민에게도 외면받고 있다"며 "충분한 수요조사와 입지 검토 없이 추진된 전형적인 탁상행정의 사례"라고 비판했다.
수십억원의 군비가 투입된 대규모 사업이 사실상 실패 위기에 놓인 가운데, 봉화군 관계자는 "분양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며, 공모사업을 통한 지역활력타운 조성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는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