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이들 불러도 되겠다”…천장까지 쓰레기 쌓인 집 [그!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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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누군가의 삶의 무게를 치워야 하는 자리구나."
청소 전문업체 클린어벤져스의 손용희 대표가 고독사·저장강박·폐가 청소 현장에 들어설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생각이다.
가족도 두려워 발을 못 들이는 고독사 현장,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저장강박증 가정, 마음의 병으로 문을 닫아버린 채 세월과 함께 쌓인 집들.
청소가 끝난 후 고객이 손 대표의 두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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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누군가의 삶의 무게를 치워야 하는 자리구나.”
청소 전문업체 클린어벤져스의 손용희 대표가 고독사·저장강박·폐가 청소 현장에 들어설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생각이다.
■ 출입구부터 시작되는 작은 혁명

현장에 들어가기 전, 그는 팀원들과 마스크·고글·보호복을 갖춰 입는다. 단순히 안전을 위한 절차가 아니다. 서로 눈빛을 맞추며 다짐한다.
“오늘도 숨 쉴 수 있는 집, 머물 수 있는 집을 만듭시다.”

청소의 시작은 출입구다. 장비 반입과 쓰레기 배출 모두 출입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통로가 확보되지 않으면 작업이 시작될 수 없다.
■ 버릴 수 있는 용기, 남겨야 할 기억
물건을 정리하는 기준은 명확하다.
△ 생활 필수품 △ 감정적으로 소중한 물건 △ 위생상 폐기해야 할 것이다.
졸업장이나 가족사진은 절대 버리지 않는다. 반대로 곰팡이가 핀 가구나 부패한 음식물은 즉시 폐기된다.

애매한 경우는 의뢰인과 상의한다. “이 물건을 지키는 게 정말 고객님께 도움이 될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버리는 게 아니라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일’임을 강조한다.
고객이 물건을 버리기 어려워할 때는 강요하지 않는다.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 삶의 흔적 등 고객이 물건을 쌓아둔 이유를 먼저 듣고 존중한다.
그런 다음 위생상 해로운 부분부터 정리하며, “버리는 게 아니라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조금씩 마음을 열게 만드는 과정이다.

여름철 냉장고를 열면 숨이 막힐 만큼 악취가 쏟아지고, 눈물이 절로 난다. 현장에는 주사바늘, 깨진 유리, 곰팡이 포자 같은 위험도 도사린다. 팀원들은 보호구를 착용하고, 신호체계로 서로의 안전을 확인한다.
■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 삶을 재건했다

청소가 끝나면 종종 고객이 눈물을 터뜨린다.
“이제 애들을 집에 불러도 되겠어요…”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맙습니다.”
청소가 끝난 후 고객이 손 대표의 두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청소는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삶을 재건하는 일이었다.

손 대표도 함께 울곤 한다. 공간이 깨끗해진 것을 넘어, 삶의 무게가 가벼워진 순간이기 때문이다.
저장강박증 현장은 특히 심리 장벽을 허무는 과정이 절반 이상이다. “이건 다 필요하다”는 고객을 하루 종일 설득해, 단 한 박스를 비우는 것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그 한 박스가 인생의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손 대표는 말한다.
“특수청소는 물건을 치우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치우는 과정입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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