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로 읽는 과학] 다람쥐 엄지손톱에서 찾은 설치류 진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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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 주 표지로 나무를 타는 붉은다람쥐가 두 팔을 쭉 뻗은 채 도약하는 순간을 담았다.
고든 셰퍼드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연구팀은 다람쥐 엄지손톱의 존재가 이들의 손, 치아, 턱의 진화와 맞물려 설치류가 단단한 씨앗과 견과류를 성공적으로 먹을 수 있게 한 열쇠였다는 연구 결과를 5일(현지시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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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번 주 표지로 나무를 타는 붉은다람쥐가 두 팔을 쭉 뻗은 채 도약하는 순간을 담았다. 다람쥐의 손을 자세히 보면 작은 손톱이 달린 엄지와 커다란 발톱이 달린 네 손가락이 함께 존재한다.
과학자들이 쥐, 다람쥐, 비버 등 전 세계 설치류의 손 형태와 먹이 다루는 행동을 조사해 엄지에 손톱이 달린 형태가 매우 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다람쥐 손의 이러한 특징은 먹이를 손으로 능숙하게 잡고 다루는 능력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든 셰퍼드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연구팀은 다람쥐 엄지손톱의 존재가 이들의 손, 치아, 턱의 진화와 맞물려 설치류가 단단한 씨앗과 견과류를 성공적으로 먹을 수 있게 한 열쇠였다는 연구 결과를 5일(현지시간)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척추동물의 앞다리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다. 사람의 손처럼 물건을 쥘 수 있는 도구가 되기도 하고 고래의 지느러미처럼 평평하고 거대한 모양으로 변하기도 한다. 그동안 ‘손톱’의 진화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대개 손톱은 사람이나 원숭이 같은 영장류에서, 발톱은 사냥을 하거나 땅을 파는 동물에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5개 대륙에 걸친 설치류 표본을 모아 손 구조를 관찰했다. 어떤 종은 엄지에 발톱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종은 사람처럼 손톱을 가졌다. 분석 결과 설치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이 엄지손톱을 가지고 있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엄지손톱은 먹이를 손으로 잡고 돌리거나 껍질을 까는 데 유리해 설치류가 다양한 먹이를 효율적으로 다룰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설치류는 약 6600만 년 전 공룡 멸종 직후 번성한 포유류 집단 중 하나다. 연구팀은 엄지손톱과 정교한 손놀림이 이 시기 설치류의 성공적 확산에 기여했다고 해석했다. 씨앗과 견과류를 손으로 잡고 깔 수 있었던 덕분에 다른 동물이 이용하지 못한 먹이원을 독점할 수 있었고 날카로운 이빨과 강한 턱 근육이 이 전략을 뒷받침했다는 것이다.
다람쥐가 도토리를 꼭 쥐고 깔 때 사용하는 작은 엄지손톱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설치류의 생존 전략이 응축된 ‘진화의 흔적’인 셈이란 설명이다. 지금까지는 이빨과 턱의 발달만이 이들의 생태적 성공을 이끈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번 연구는 ‘손’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참고 자료>
- doi.org/10.1126/science.ads7926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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